'전북 패싱' 국토부 '30쪽 보고서' 살펴보니…새만금공항 고작 1줄이 전부

박기홍 기자(=전북) 2024. 7. 1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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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전북 의원 "전북이라는 단어는 단 1번도 없다" 충격

국토교통부가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에 첫 업무보고를 하는 자료에 전북을 철저히 패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전북도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의 보고자료는 수도권과 각 지역별 교통망과 초광역경제권 구현 등의 상세한 추진계획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유독 전북 관련 사업은 단 1개만 언급해 "의도적으로 전북을 죽이려는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의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갑)이 이날 국토부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지역민들에게 알려졌다.

▲이춘석 의원은 "국토부의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토부의 업무보고서에 '전북'이라는 단어는 단 한 곳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춘석 의원실
국토부의 업무보고서에 전북이 진짜로 철저히 배제되고 패싱하고 있는 것일까?

이 보고서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이춘석 의원의 말대로 '전북'에 대한 보고서의 언급인 단 한차례도 없으며 대광법과 초광역권 메가시티 부문 등에서는 "의도적으로 전북을 내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총 30쪽으로 이뤄진 국토부의 업무보고서는 △주택공급 확대로 주거선택의 자유 확대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출퇴근 시간 단축 및 교통격차 해소 △지역주도 성장 지원으로 초광역경제권 구현 △국토교통 산업혁신으로 경제활력 지원 △건설·교통안전 강화로 편안한 생활환경 조성 등 5개 부문의 주요 추진 현황을 담고 있다.

전국적인 주택공급 대안을 제시한 부문에서 특정지역을 거론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머지 4개 분야에서는 수도권 전략을 최우선하며 다른 시·도의 추진 방안을 담고 있음에도 전북에 관한 언급은 노골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수도권교통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계획이 수도권 1극 중심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정도였다.

▲전북 배제 국토부 업무보고서의 한 대목 ⓒ국토교통부 자료
실제로 'GTX 시대의 본격 개막'과 '광역(급행)철도의 전국 확산' 분야에서는 수도권은 30분 출퇴근 시대를 열고 지방 대도시는 1시간 생활권 실현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GTX 조기 추진을 위해 올 3월 수서∼동탄 구간 최초 개통을 시작으로 파주 운정∼서울역 순차 개통(올 12월)을 담고 있다.

또 2030년 개통 목표로 민자-재정구간 합동점검회의 등을 통해 공사 중 사업관리 및 협업을 철저히 하고 덕정∼수원 구간은 2028년 개통 목표로 사업 초기부터 공정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밝히는 등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제시했지만 수도권 중심이라는 지적이다.

'메가시티 1시간 생활권' 조성 역시 수도권과 5개 광역 대도시권 중심이었다.

우선 지방권 첫 광역철도인 대구권 구미~경산을 올 하반기에 개통하고 권역별 주요사업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이 눈에 띄었다.

지방 대도시권에도 GTX급 서비스 제공을 위해 'x-TX 선도사업'으로 충청권 CTX와 대구경북신공항철도를 광역급행철도로 추진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업무보고자료는 이 대목에서 5대 지방 대도시권 광역철도 추진계획을 세밀하게 제시했다.

신도시 등 광역교통 획기적 개선에서도 BUS 중심의 국민체감형 단기 추진 방안을 제시했지만 5대 대도시권에 포함되지 않는 전북은 아예 단 1줄도 언급되지 못했다.

국토부는 5대 광역도시권 중심의 계획이어서 전북이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강변할 수 있겠지만 전북 등 낙후지역을 위해 별도의 대책을 추진해야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북도민들의 거센 저항이다.

초광역권 구현을 위한 촘촘한 교통망 구축에서도 전북 패싱은 마찬가지다.

철도의 경우 전국 주요 거점을 2시간대 이동이 가능한 고속철도망으로 본격 확충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북만 쏙 빼놓고 있다.

중부내륙선 축의 경우 충주~문경 개통(올 하반기)으로 경북(문경역)과 수도권과 거리감을 좁히고, 중앙선 축은 안동~영천 개통(올 하반기)으로 제2의 경부축을 완성해 부산(부전역)과 서울(청량리역) 열차를 운행한다는 구상이다.

또 동해선 축은 삼척~포항 개통(올 하반기)으로 동해안 고속철도를 실현해 부산(부전역)과 강릉(강릉역) 열차를 운행하고 서해선 축은 서해선 개통(올 하반기)으로 경기 화성(송산역)과 충남 홍성(홍성역) 열차를 운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북은 완전히 배제돼 있다.

국토부는 향우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서도 5대 내륙물류기지를 현대화하고 인천공항 내 스마트 화물터미널을 2027년까지 건설하며 중소 물류기업 지원을 위한 공동 물류센터도 2026년까지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전북에 대한 지원 배려는 전무하다.

전북과 관련한 사업으로는 '초광역권 구현을 위한 교통망 구축' 중에서 '공항'과 관련해 '새만금- 2025년도 착공을 목표로 2024년 6월 실시설계 착수'라고 짤막히 언급됐을 뿐이다.

▲ 'GTX 시대의 본격 개막'과 '광역(급행)철도의 전국 확산' 분야에서는 수도권은 30분 출퇴근 시대를 열고 지방 대도시는 1시간 생활권 실현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서
반면에 새만금신공항보다 훨씬 늦게 시작한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건설공단 설립(올 4월)과 여객터미널 공모(올 6월, 심사완료) 후 설계착수(건설공단과 계약) 등 사업을 본격화하여 적기 개항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으로 적시해 전북 차별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대구·경북 공항에 대해서도 기본계획 수립(올 12월)과 민·군공항 통합이전 방안 마련, 제주 2공항의 경우 관계부처 의견수렴 등을 거쳐 기본계획을 고시(올 하반기)하고 설계·환경영향평가 착수, 지자체와 소통하며 지역 상생방안도 마련 등을 적시했다.

이춘석 의원은 "국토부의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토부의 업무보고서에 '전북'이라는 단어는 단 한 곳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노골적으로 전북을 소외시키는 현 정부의 전북 홀대가 도를 넘어섰다는 이춘석 의원은 "이제는 의도적으로 전북을 배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주장했다.

대광법의 전북 배제는 시작점에 불과했다. 초광역 메가시티 조성과 육성에서도 전북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엿볼 수 있어 국토부의 '전북 죽이기' 보고서 파장은 갈수록 확산할 전망이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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