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치솟는 제작비에 쪼그라든 편수…K-드라마 생태계 위기

이원 기자 2024. 7. 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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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한국 방송은 드라마 왕국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상파에서는 아침저녁 일일드라마를 비롯해 주중 내내 미니시리즈로, 주말에는 저녁과 밤에 두 편씩 드라마를 편성하며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펼쳤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2022년 방송사와 OTT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는 141편이고, 2023년은 그보다 18편 줄어든 123편이었다.

그런데 제작비를 충당하는 방송사 광고는 그만큼 늘지 않았고, 따라서 드라마 편성도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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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한국 방송은 드라마 왕국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상파에서는 아침저녁 일일드라마를 비롯해 주중 내내 미니시리즈로, 주말에는 저녁과 밤에 두 편씩 드라마를 편성하며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그 많던 드라마가 하나둘 자취를 감추더니 지상파에서 주중 미니시리즈가 사라졌다. 올해부터는 종편과 케이블을 비롯해 OTT에서도 드라마가 서서히 줄고 있다.

총 16부작 제작비가 560억 원으로, 회당 제작비는 35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K-드라마의 제작비 상승을 보여주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 tvN 제공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2022년 방송사와 OTT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는 141편이고, 2023년은 그보다 18편 줄어든 123편이었다. 올해는 100여 편, 내년에는 100편 이하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8일 부산영상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상반기 촬영 지원 결산에서도 드러난다. 2024년 상반기 부산영상위원회가 촬영 지원한 영화와 영상물은 모두 30편(영화 3편, 영상물 27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편(영화 7편, 영상물 44편)보다 무려 41.18%인 21편이 감소했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 제작도 급격히 줄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 감소 이유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제작비 상승이 주요인이다. 예를 들어 최근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눈물의 여왕’은 총 16부작 제작비가 560억 원으로, 회당 제작비는 35억 원이다. 반면 2016년 방송돼 공전의 히트를 친 ‘태양의 후예’는 총 16부작 제작비가 130억 원이었다. 회당 8억 원이 조금 넘은 것이다. 장르나 스케일의 차이가 있지만 대형 히트작으로서 단순 비교하면 8년 사이 제작비가 4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현재 규모가 되는 드라마의 경우 300~400억 원, 일반 드라마도 200억 원 이상 제작비가 들어간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제작비 상승을 주도한 주요인은 배우들의 몸값이다. 전 세계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넷플릭스에서 K-드라마가 성공하자 특A급 배우 출연료가 급등했고, 다른 방송사 드라마 출연료도 함께 뛰었다. 모 한류 배우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8억 원이라는 말도 나왔는데, 16부작이라면 한 배우에게 100억 원대 출연료를 주게 되는 것이다. 배우 출연료와 함께 드라마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와 사전제작이 정착되면서 스태프 인건비가 늘었다. 또 이제는 영화급 CG와 특수촬영, 사운드, 조명, 미술 등의 작업이 필요해 프로덕션 비용과 후반작업 비용도 올랐다.

그런데 제작비를 충당하는 방송사 광고는 그만큼 늘지 않았고, 따라서 드라마 편성도 줄어들었다. 제작자들이 제작비를 충당하려면 글로벌 OTT나 해외 판매를 해야 하고, 따라서 몸값이 높더라도 해외 인지도가 높은 배우를 1순위로 캐스팅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제작비가 커지니 제작 편수는 줄 수밖에 없다. 이 또한 새로운 시대를 맞은 K-드라마가 넘어야 할 파도인데, 그 파고가 만만치 않아서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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