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의대생 유급없다”… 또 한발 물러선 정부

김유나 2024. 7. 1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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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유급 판단 시기를 학년 말로 조정하고, 3학기제를 허용하라고 대학에 권고하는 등 '의대생 구하기'에 나섰다.

이번 방안은 각 대학이 의대생의 유급을 막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리한 것으로, 조치를 적용할지는 각 대학의 판단에 달렸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은 대학에 어떻게든 유급을 막으라고 당부하는 한편, 의대생들에게 '정부가 의대생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부분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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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 탄력운영 가이드라인 발표
이주호 “집단행동 멈추고 학업복귀를”
정부 증원 고수에 복귀 가능성 작아
전공의 “갈라치기 하려는 수법” 반발
“전공의·의대생, 병원·학교 돌아와야”
정부가 5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유급 판단 시기를 학년 말로 조정하고, 3학기제를 허용하라고 대학에 권고하는 등 ‘의대생 구하기’에 나섰다. 파격적인 특혜를 약속하며 ‘제발 돌아오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의대생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문가와 환자단체는 이제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와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각 대학이 의대생의 유급을 막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리한 것으로, 조치를 적용할지는 각 대학의 판단에 달렸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은 대학에 어떻게든 유급을 막으라고 당부하는 한편, 의대생들에게 ‘정부가 의대생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부분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우선 대다수 의대생이 1학기 교과목을 이수하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학사운영을 ‘학기제’가 아닌 ‘학년제’로 전환해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대학은 1학기 말까지 해야 하는 성적 처리, 유급 판단을 내년 2월 말까지로 미룰 수 있다. ‘유급 위기’가 현실화하기 전 시간을 벌게 되는 셈이다.

교육부는 2024학년도 하반기를 2개 학기로 나눠 총 3학기로 운영하거나 올해 교육과정을 내년에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년·학기를 다양하게 운영하는 방안도 안내했다. 또 학습 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새 학기를 개설할 경우 추가 등록금 부담이 없도록 대학이 ‘무료’ 수업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의대 본과 4학년을 위해 2025년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실시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혔다. 본과 4학년의 92%가량이 국시를 위해 지난달까지 내야 할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 대학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의대 학사운영 변경 사항을 학생들에게 안내해야 한다. 이 부총리는 “의대생 개인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려는 조치가 아니다. 의료인력 수급 차질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의대생들은 집단행동을 멈추고 학업에 복귀하라”고 호소했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교육부가 이날 각종 유화책을 내놨지만, 당장 의대생들이 복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의대생들은 유급방지 대책이 아닌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한 의대생은 “오늘 대책만 봤을 땐 굳이 학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공의들 복귀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선 의대생 복귀 대책이 소용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전공의들은 오히려 의사 커뮤니티에 “정부가 또다시 전공의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수법이다”, “속지 말고 단일 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한 전공의는 “우리가 떠난 건 정부의 잘못된 정책 추진 때문인데 정책이 달라진 게 없으니 돌아갈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선 정부가 여론의 비판까지 감수하고 양보한 만큼 전공의들도 전향적인 태도로 복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정부 입장에선 더 이상 양보할 것이 없다”며 “전공의들도 의사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이제는 돌아오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가 이렇게까지 백기를 들었으니 전공의·의대생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면서도 “근데 돌아올 것 같지가 않다”고 우려했다.

김유나·이정우·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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