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수박논쟁 홍위병 같다" 이재명 "당원·국민 비난하나"
당 대표 출마 선언 직후부터 날선 설전 "다양성 부정하고 수권 정당 불가능"
"압도적 지지 받는 게 제왕이냐…지지율이 높다고 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해 제왕적 당 대표, 사당화를 거론하며 정상이 아니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 전 대표가 등장하면서부터 생긴 수박논쟁을 두고도 홍위병같은 느낌이라면서 민주당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제왕적' '사당화'라고 할 게 아니라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며 뽑아준 주권자 입장에서 생각해야지 대중을 문제삼으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 반박했다. 압도적 지지를 많이 받는 것이 '제왕'이거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두관 당 대표 후보는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연결에서 “국민의힘하고 우리당이 다른 것은 다양성과 역동성이나 지금은 다양성이 실종된 상태”라며 “반대 의견은 용납되지 않고 또 수박 논쟁 같은 것도 그렇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최근에 곽상언 의원의 검사 탄핵 기권표 행사를 두고 당에서 나가라는 식의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다른 선택을 틀린 걸로 규정하고 탈당하라는 이런 현상들만 봐도 우려된다”며 “당대표도 이재명, 대선 후보도 이재명, 이걸 공고히 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이 굉장히 강한데 이렇게 가면 우리가 정권 교체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며 “고정 지지율이 많이 치면 35% 정도 되는데 우리 지지표만 가지고 대선에 승리할 수 없다. 합리적인 중도를 확보해야 승리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대선 출마 1년 전 당대표 사퇴를 규정한 당헌 당규 개정을 두고도 김 후보는 “한 사람을 위해 당헌당규를 고쳤다. 전형적인 이재명 맞춤형 개정”이라고 진단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차기 지방 시도지사 공천을 하면 압승을 하고 다른 당 대표가 공천을 하면 압승할 수 없느냐”며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원상회복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총선 공천이 시스템 공천이라는 평가를 두고 김 후보는 “다수의 우리 당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박용진 의원의 경우 오히려 압도적으로 상위 10%에 속하는 입법활동을 한 사람이라고 반론했다.
이러다 수박 소리 듣고, 문자 폭탄 받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김 후보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틀렸다고 규정하고 수박 논쟁하는 게 이게 홍위병들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우리 당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성과 역동성을 부정하고 어떻게 다수 국민 마음을 얻어서 수권정당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 당 대표 연임 도전 선언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의 비판에 반박했다. 이 후보는 '김두관 후보가 제왕적 당 대표, 1인 정당화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과, 친명일색 최고위원들의 모습과 사당화 논란이 제기된 것을 어떻게 보느냐'는 뉴스토마토 기자 질의에 “'제왕'이라는 건 '대중의 뜻과 어긋나게 일방적 권력을 유지하고 일방적 의사로 지배하는 것'를 뜻하는데, 민주당이 당원 중심 대중 정당이고, 리더십과 지도부 구성이 철저히 당원 의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이를 제왕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해다”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것이 제왕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압도적 지지 또는 많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다. 특정 후보가 지지율이 높다고 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왕적 또는 사당화'라는 비판을 두고 이 후보는 “민주 정당을 바라보는 시각 차에서 온 것”이라며 “국민과 당원의 눈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선출된 사람들의 시각에서 볼 것이냐, 그 차이”라고 해석했다. 이 후보는 '수석변호인이 되겠다'는 전현희 의원 등 최고위원 후보들이 친명 일색 발언으로 선거에 나선 것을 두고도 “결국 어떤 사람이 선출됐냐 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의 뜻인데 그 선출 결과를 비난한다는 것은 결국 선출한 당원과 국민을 비난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결과를 존중해야지, 그거를 문제 삼으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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