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AI로 허위정보 유포하다 덜미… 美 “소셜미디어 계정 1000개 차단”

김동현 기자 2024. 7. 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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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생성형 AI(인공지능)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들이 미국 수사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그간 러시아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미국 등 해외에서 여론조작을 시도한다는 의혹은 외신 보도를 통해 제기돼 왔으나, 생성형 AI가 투입된 정황이 발각된 것은 처음이다.

9일 미 법무부는 러시아에서 만들어져 미국 등 해외에 허위 정보를 퍼뜨린 소셜미디어 계정 968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봇 팜(Social Media Bot Farm)’이란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이 계정들은 미국 시민으로 가장해 러시아 정부를 옹호하는 글을 올려왔다고 한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에 발각된 러시아 기술은 2022년 러시아 국영 언론 RT 부편집장 출신이 개발했으며 이듬해 크렘린궁의 재정 지원을 받아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데 쓰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자신이 미국 시민이라고 주장한 한 계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4월 감행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올렸다. 다른 계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목적이 영토 분쟁이 아닌, ‘신세계 새로운 질서 기반 원칙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가 9일 러시아가 여론조작을 위해 만든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 968개를 차단했다며 공개한 사진. 한 소셜미디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미국 법무부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미국과 해외에 허위 정보를 퍼뜨리려는 (러시아의) AI 선전 캠페인을 차단했다”며 “이 캠페인은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잔혹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미) 법무부는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법무부가 9일 러시아가 여론조작을 위해 만든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 968개를 차단했다며 공개한 사진. 한 소셜미디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미국 법무부

크리스토퍼 레이 미 FBI(연방수사국) 국장은 “오늘 우린 러시아 정부가 후원하는 여론조작용 생성형 AI를 처음 차단했다”며 “러시아는 이 기술로 허위 정보를 퍼뜨려 우크라이나 등 우리의 동맹국들을 약화시키려 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법무부가 9일 러시아가 여론조작을 위해 만든 가짜 소셜미디어 계정 968개를 차단했다며 공개한 사진. 한 소셜미디어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미국 법무부

이번 수사에는 미 FBI, CNMF(사이버사령부 사이버국가임무부)뿐 아닌 캐나다 CCCS(사이버보안센터)와 네덜란드 AIVD(종합정보보안국), MVID(군정보보안국) 등 각국 보안 당국이 공조했다. 이날 이들은 러시아의 ‘소셜미디어 봇 팜’ 기술을 설명하는 공동 사이버보안 자문서를 발표했다. X 등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들과도 이를 공유해 러시아의 여론조작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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