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동안 산의 일부였던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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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최고봉을 등반하다 실종된 미국인 주검이 22년 만에 발견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페루 경찰이 최근 우아스카란산(해발 6768m) 해발 5200m 지점에서 주검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페루 정부는 이상기후로 만년설(빙하)이 녹으면서 얼음에 파묻혀 있던 등산객의 주검이 드러나 발견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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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검 발견…화장 뒤 유골 가족 품으로
페루 최고봉을 등반하다 실종된 미국인 주검이 22년 만에 발견돼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페루 경찰이 최근 우아스카란산(해발 6768m) 해발 5200m 지점에서 주검 1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설산 등반 가이드 업체 쪽 인력과 함께 지난 5일 해당 주검을 수습해 산 아래로 옮겼다.
숨진 이는 22년 전 이 산을 등반하다 실종된 미국인 윌리엄 스탬플로 확인됐다. 스탬플은 2002년 6월24일 지인 2명과 함께 등반하다 눈사태를 만나 실종됐다. 당시 그는 58살이었다. 함께 실종된 지인 가운데 한 명의 주검은 곧바로 발견됐지만, 다른 한 명의 주검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스탬플의 주검은 미라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영하의 기온과 주검 위를 덮었던 얼음 때문에 주검이 잘 보존됐다고 설명했다. 옷과 등산화, 헬멧, 아이젠, 결혼반지 등도 거의 원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지품 가운데 운전면허증과 여권으로 스탬플의 신원을 확인했다.
실종자 주검의 발견은 이상기후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페루 정부는 이상기후로 만년설(빙하)이 녹으면서 얼음에 파묻혀 있던 등산객의 주검이 드러나 발견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열대지방 빙하 가운데 약 68%가 페루에 있는데, 열대지방 빙하는 이상기후에 특히 취약하다. 페루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이상기후로 지난 60년 동안 페루의 열대지방 빙하 56%가 감소했다.
22년 만에 주검 수습 소식을 접한 스탬플의 가족은 깜짝 놀랐다. 스탬플의 딸인 제니퍼는 시엔엔(CNN)에 “(소식을 듣고) 가슴이 내려앉았다”며 “22년이 지나면서 아버지가 그곳(우아스카란 산)에 있다는 사실은 괜찮았다. 아버지가 산의 일부 같았고, 다시는 아버지를 모셔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그의 아들인 조세프는 “22년이 지난 만큼 약간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이제는 희망을 안고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올 때”라고 말했다.
스탬플의 아내인 재닛은 남편의 주검 수습을 두고 “많은 사람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말했다. 재닛은 “남편은 등산을 정말 좋아했다. 그는 산 정상에 있을 때 신에게 가장 가까워진 듯한 기분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스탬플의 주검은 페루의 수도 리마의 한 장례식장으로 옮겨져 화장될 예정이며 이후 유골은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진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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