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박인비처럼 … 파리선 내가 주인공"
최근 메이저 우승에 자신감
"내 사전에 포기는 없다 생각
선수 출신 부모님 현장 응원
반드시 금메달 걸어드릴 것"
◆ 2024 파리올림픽 ◆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프로골퍼 중 한 명이 양희영이다.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17년 만에 첫 메이저 우승의 감격을 맛본 데다 불가능해 보였던 파리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기 때문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현장에서 박인비의 여자 골프 우승 장면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던 그는 다음달 파리에서 다시 한번 기적의 드라마를 쓰기 위해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희영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것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없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를 누비게 돼 정말 행복하다"면서 "8년 전과 비교해 실력, 마음가짐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 내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은 파리 대회에서 100%를 쏟아부으려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만 35세에 메이저 정상에 오른 양희영은 포기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파리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 우승과 파리올림픽 출전 등 나 스스로도 포기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보니 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내 한계를 먼저 정하거나 도전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거예요." 그는 "파리올림픽에서도 양희영답게 부딪혀 보려고 한다"며 활짝 웃었다.
양희영이 파리에서 꿈꾸는 장면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애국가를 부르는 것이다. 양희영은 "8년 전 리우 대회를 경험하기 전에는 올림픽 메달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박인비 언니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장면을 직접 본 뒤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는 것만큼이나 올림픽 정상에 오르는 장면을 수도 없이 상상했다. 이번에는 내가 올림픽의 주인공이 돼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달 메이저 우승 후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하고 싶다 또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무조건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내 골프와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생긴 만큼 파리올림픽이 기다려져요.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막 전까지 준비를 잘해보겠습니다."
파리올림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부모님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아버지 양준모 씨는 카누 국가대표, 어머니 장선희 씨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창던지기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선수로 출전한 올림픽에서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돼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현장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메달을 걸어드리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요. 부모님과 함께하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겠습니다."
11일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프랑스로 간 양희영은 잠시 시간을 내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박물관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여자 골프 개막 디데이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여러 감정이 공존하지만 설렘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과 지난달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등에서 행운을 안겼던 스마일 무늬는 공과 야디지북 등에 새길 계획을 갖고 있다.
양희영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공에는 동일하게 스마일 무늬를 그리려고 한다. 미소와 웃음 등을 의미하는 게 스마일 로고여서 그런지 환하게 웃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양희영에게 파리올림픽은 종착지가 아니다. 그는 "파리올림픽 이후 계획을 아직 세운 건 아니지만 계속해서 프로골퍼 양희영으로 살아갈 것"이라며 "여전히 골프가 재미있다. 아직 부족한 게 많은데 하나씩 보완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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