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기후변화’ 국민관심 급증…2023년 어땠길래?

김동용 기자 2024. 7. 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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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국민환경인식조사’ 결과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 1위 ‘기후변화’
연평균 기온 역대 1위…온실가스 농도도 역대 최고
울산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4일, 도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울산의 낮 최고기온은 33℃를 웃돌았다. 연합뉴스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기후변화를 꼽는 국민들이 급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홍수, 가뭄, 이상기온 등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이 9일 공개한 ‘2023 국민환경인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기후변화’를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꼽힌 것은 2021년 보고서 이후 처음이다. 2020년 보고서까지는  ‘기후변화’ 라는 답변 항목이 없었다. 기후변화를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꼽은 응답자는 2021년 39.8%, 2022년 48.2%, 2023년 63.9%로 늘었다. 

‘기후변화’ 다음으로는 ‘쓰레기·폐기물 처리 문제’를 꼽은 응답자가 58.4%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대기오염·미세먼지 문제’(50.1%), ‘과대 포장에 따른 쓰레기 발생’(27.3%), ‘생태계 훼손’(25.6%), ‘생활 속 유해 화학물질’(21.1%), ‘홍수 및 가뭄’(12.1%), ‘강·하천·호수 수질’(11.8%), ‘미래 에너지원 및 공급’(10.7%), ‘자연자원 고갈’(7.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환경인식조사는 환경연구원이 환경 전반에 대한 국민 인식과 환경정책 수요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만 19~69세 성인 308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21~28일 진행됐다.

환경연구원은 “(가장 중요한 환경 문제로) 기후변화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국민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결과들의 심각성을 크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2023년은 홍수와 가뭄의 반복, 폭염, 식재료 가격 폭등, 개화 시기의 변화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유난히 많이 발생했던 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응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이 9일 공개한 ‘2023 국민환경인식조사’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자들 분포. ‘2023 국민환경인식조사’ 보고서

실제 2023년은 역사상 지구가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3월 공개한 ‘2023년 전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를 “174년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대비 1.45 ± 0.12℃ 높았다. 특히 엘니뇨가 발생한 6월부터 12월까지는 매달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이러한 기후변화 추세 속에서 한반도도 역대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을 기록했다. 기상청이 1월 발표한 ‘2023년 연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2℃ 높은 13.7℃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종전 1위였던 2016년(13.4℃) 보다 0.3℃ 높았다.

기상청은 “평균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한 지난해는 장마철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관측 이래 처음으로 남북을 관통한 태풍 등 경험해보지 못한 위험기상으로 인해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28일 공개한 ‘2023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서 지난해 한반도의 온실가스 농도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불리는 온실가스는 태양 복사열을 투과시키고 지표면에서 우주로 발산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 또는 재방출해 지구 표면 온도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는 가스종이다. 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등이 주요 온실가스로 꼽힌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배경농도는 역대 최고치인 427.6ppm이었다. 배경농도는 자연적‧인위적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생태계에 흡수된 뒤 대기 중에 남은 양을 뜻한다.

메탄 농도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 기준 지난해 메탄 농도는 2025ppb로 전년보다 14ppb 늘었다.

안면도(AMY), 고산(GSN), 울릉도(ULD), 독도(DOK), 전지구(Global)의 이산화탄소 배경농도 추세. 기상청 '2023 지구대기감시보고서’

앞으로 6년 후 2030년부터는 폭염이 일상화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4일 윤진호 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가 주도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제6차 기후 모델 미래 전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한반도의 여름철 온도가 2030년부터는 매년 평년보다 더운, 폭염이 일상화된 ‘뉴 노멀’ 시대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온실가스 저감 등 한반도에 닥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용 기자 dy072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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