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사령관 "같이 갑시다"에 尹대통령 "고 투게더"로 화답

하와이 美인태사령부 방문
"북러 무기거래, 평화 위협"
4성장군 5명 참석 결속과시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캠프 H M 스미스의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장병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미국 국립태평양기념묘지를 찾은 데 이어 한국 현직 대통령으로선 29년 만에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다.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인 셈이다. 북한·러시아 간 군사 조약에 대해 연이어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공고한 한미동맹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은 미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위치한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조금 전 작전 현황을 브리핑받으면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있어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며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지원하고,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의 제공과 전개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동맹의 대들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41개국을 관할하며 지구 면적의 52%를 담당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처참한 삶은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핵의 선제 사용을 법제화했다"며 "북한은 러시아와 불법적인 무기 거래를 통해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달에는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무모한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과 함께 가치공유국 간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간 이곳 하와이 근해에서는 대한민국의 율곡이이함과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을 비롯해 한미 양국과 우방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작전 능력과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는 '림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공고한 공약과 협력에 토대를 둔 강력한 능력이야말로 규범에 기반한 역내 질서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새뮤얼 퍼파로 인태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한 뒤 퍼파로 사령관이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같이 갑시다"라고 말하자 "We go together"라고 주먹을 쥐고 화답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퍼파로 사령관 등 4성 장군 5명, 3성 장군인 윌리엄 저니 태평양해병대사령관 등 인태사령부 휘하 주요 지휘관들이 모두 자리를 함께했다"며 "한미동맹의 강력한 결속과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고 말했다.

[호놀룰루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