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수렁' 갇힌 與당권레이스…韓 과반1위 여론조사 신경전(종합)
與지지층 대상 대표 적합도 엠브레인 조사…韓 61%·元 14%·羅 9%·尹 1%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철선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둘러싼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당 안팎의 우려와 자제 요청에도 한동훈 대표 후보가 김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은 의도, 문자에 담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사과 의향'의 진의, 그리고 지난 1월 보냈던 문자의 내용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소환된 경위 등을 놓고 후보 간 난타전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羅 "윤한불화설 사실로", 尹 "'사과 의사 없다' 동의 못해", 元 "여사 설득했어야"
나경원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에 "(한 후보와) 윤 대통령과의 불화설도 사실로 입증된 만큼, 당원과 지지층 표심이 급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후보도 페이스북에 "당시 대통령실과 김 여사는 사과할 의사가 없었다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단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후보는 채널A 유튜브 채널에서 "총선 승부가 걸려있는 문제에 당사자가 (사과) 의사를 밝히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 아니냐"며 "(당시 비대위원장이라면) '내가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일이 성사되게끔 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은 이유로 '공·사 구분' 원칙을 꼽은 것을 두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 측은 김 여사가 당시 사과할 의향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논란을 부추기는 '배후 세력'으로 원희룡 후보와 친윤(친윤석열)계를 지목하고 있다.
진중권 "김 여사, '사과거부 책임' 자신에게 있다고 해"…'문자 논란 배후' 의혹 제기
한 후보를 지지하는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총선 직후 자신이 김 여사와 57분간 통화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면서 "(김 여사가 통화에서)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으며,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며 "사과를 못 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니 어이가 없다"고 친윤 그룹을 저격했다.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친윤 그룹을 겨냥해 "누워서 가래침을 뱉고 '아싸 이겼다'며 하하호호하다가, 떨어지는 그 침을 벌린 입으로 꿀떡 다시 삼킨 뒤에 벌게진 얼굴로 '내가 더럽게 침 삼켰잖아 너 사과해'라고 큰소리치는 기인들"이라고 비난했다.
한 후보 측 박정훈 최고위원 후보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실에서 '이 문제는 더 이상 끌고 가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 논란을 중단시키고 싶지 않은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한 후보가 될 경우 본인들이 가진 정치적인 힘이 많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는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원 후보 캠프의 이준우 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원 후보나 친윤 그룹에서 문자를 유출한 것 아니냐는 한 후보 측의 의혹 제기에 "1월 14일 TV조선에서 똑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새로운 게 공개된 게 아니라 그때 한번 공개됐던 게 소환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자 논란' 후 여론조사 1위 韓 "민심"…2위 元 "그게 당원 여론이냐"
'문자 논란'이 전당대회 결과에 미칠 영향을 두고 각 캠프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중 과반이 차기 대표로 한 후보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여론조사가 이날 발표됐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천3명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의 61%는 한 후보가 당 대표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원 후보는 14%, 나 후보는 9%, 윤 후보는 1%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무당층을 더하면 한 후보 45%, 원 후보 11%, 나 후보 8%, 윤 후보 1%다.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후 기자들과 만난 한 후보는 "이 당의 변화를 무슨 일이 있어도 끌어내 승리 기반을 만들라는 민심이라 생각한다"며 "대단히 어깨가 무겁다"고 몸을 낮췄다.
한 후보에 다소 큰 격차로 뒤지고 있는 원 후보는 "그게 당원 여론조사인가"라며 "(실제) 투표 집단과 전혀 관계없는 여론조사는 전혀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한 후보의 김 여사 문자 '읽씹'(읽고 답하지 않음) 논란으로 당원의 한 후보에 대한 실망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3.0%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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