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반도체 2차전’…재고 회계처리가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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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간의 '반도체 승부'는 어디서 갈릴까.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DS) 부문의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 규모를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1조원이 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때문에 삼성 반도체의 2분기 환입 규모는 하이닉스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는 2분기에 삼성 반도체가 6조원대, 하이닉스가 5조~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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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간의 ‘반도체 승부’는 어디서 갈릴까.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 반도체만큼 주목하는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재고로 쌓아둔 반도체의 시가 상승분이 회계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다. 재고의 회계처리에 따라 두 기업의 희비가 어떻게 엇갈릴지 살펴봤다.
10일 에스케이하이닉스 분기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올해 1분기에 9549억원의 재고자산평가손실을 환입했다. 영업이익의 33%에 이르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DS) 부문의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 규모를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1조원이 넘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반도체 실적의 상당 부분을 재고의 회계처리가 좌지우지하고 있는 셈이다. 재고자산평가손실은 재고의 시가가 원가보다 낮아졌을 때 그 차액을 기업의 비용에 반영하는 것을 일컫는다. 재고 가치가 떨어진 만큼을 기업이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후 시가가 다시 오르면 과거에 반영한 비용을 이익으로 환입할 수 있다. 구체적인 환입 규모는 예상 판매 가격과 부대비용 등을 바탕으로 정한다.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 ‘반도체 혹한기’를 겪은 뒤 올해 반등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대규모 환입을 반영하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환입’이라는 용어가 함의하는 사실이다. 회계기준에서 재고는 원가와 시가 중 더 낮은 가치로 평가하는 ‘저가법’을 따른다. 재고 시가가 원가를 넘어서도 ‘재고자산평가이익’으로 반영할 수는 없고, 단지 과거에 반영한 비용(재고자산평가손실)을 이익으로 바꾸는 ‘환입’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환입 가능한 규모는 ‘재고자산평가충당금’이라는 항목으로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삼성 반도체의 2분기 환입 규모는 하이닉스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하이닉스의 1분기 말 재고자산평가충당금 잔액은 1조4717억원이다. 2분기에 환입을 최대치로 해도 1조5천억원이 안 된다는 얘기다. 반면 삼성전자의 충당금 잔액은 5조5266억원이며, 증권가에서 추측한 반도체 부문의 2분기 환입 규모는 1조5천억~2조원 수준이다.
두 기업의 ‘반도체 2차전’에서도 이런 요인이 비중 있게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2분기에 삼성 반도체가 6조원대, 하이닉스가 5조~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본다.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 규모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는 셈이다. 1분기에는 하이닉스(2조8860억원)가 삼성 반도체(1조9140억원)를 앞지른 바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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