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조, 무기한 파업 전환…자동화 덜 된 라인에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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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사 이래 이뤄진 첫 실질적 파업이 '무기한 파업'으로 전환됐다.
지난 8일부터 사흘 동안 이뤄진 1차 파업에도 회사 쪽의 태도 변화가 없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전삼노가 무기한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 이상 파업한 조합원들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내용으로 회사와 합의해야 하고, 회사는 첫 파업부터 노조 요구를 수용할 경우 향후 노사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교섭에 소극적일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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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3일 무단결근 땐 징계사유’ 압박
삼성전자 창사 이래 이뤄진 첫 실질적 파업이 ‘무기한 파업’으로 전환됐다. 지난 8일부터 사흘 동안 이뤄진 1차 파업에도 회사 쪽의 태도 변화가 없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노사 간 ‘강 대 강’ 대치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전삼노는 10일 2차 총파업 선언문을 내어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쪽의 대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하여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1차 총파업이 종료되기 전에 무기한 파업으로 바꾼 것이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이날 조합원 대상 유튜브 소통 방송에서 “회사는 감산을 통해 파업에 대응하고 있고, 오피스(사무) 인력을 생산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 쪽은 “파업으로 인한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라인에 대체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길어지면 대체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무기한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가져올지는 조합원의 참가율에 달려 있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임금 손실이 커져, 참가율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삼노는 경기도 기흥캠퍼스 ‘8인치 생산라인’을 첫 타깃으로 파업 동참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첨단이 아닌 ‘레거시 반도체’를 생산하는 성숙 공정은 자동화가 덜 돼 인력 투입이 많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8인치 라인의 경우 사람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인원이 빠지면 라인을 세울 수 있어 첫 타깃으로 했다”고 밝혔다. 전삼노는 향후 회사가 역량을 집중하는 최첨단 반도체인 에이치비엠(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공정 노동자들에게도 파업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다.
반면 회사 쪽은 근태관리 시스템에 ‘파업’을 새로 추가해 파업 참가 인원을 확인하고 있다. 대체 인력 투입을 위한 수요 파악은 물론 파업 참가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전삼노 쪽은 “관리자들이 ‘파업 의사를 밝히지 않고 3일 동안 무단결근할 경우 징계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며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노사 간 대치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삼노가 무기한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 이상 파업한 조합원들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내용으로 회사와 합의해야 하고, 회사는 첫 파업부터 노조 요구를 수용할 경우 향후 노사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교섭에 소극적일 수 있어서다. 더욱이 전삼노가 다음달부터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노조 5곳 가운데 최대 노조로 지난해 8월 ‘교섭대표노조’가 됐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은 교섭대표노조가 1년 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새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전삼노는 이날 회사 쪽에 △전 조합원 노동조합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기본급 3.5% 인상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동참한 조합원에 대한 합당한 보상 등을 요구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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