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PI 5개월째 '0%대'··· 디플레 우려 다시 확산

6월, 전년동월비 0.2% 상승
전월비 하락·예상치 밑돌아
내주 3중전회에 대책 여부 주목

쇼핑객들이 상하이의 한 의류 매장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소비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2% 오르는 데 그쳤다.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전월(0.3%) 대비 하락한 것은 물론 로이터통신의 전망치 0.4%에도 못 미친 수치다.

식품 가격은 2.1% 떨어졌고 비식품 물가는 0.8% 올랐다. 상품 물가는 0.1% 내린 반면 서비스 물가는 0.7% 상승했다. 식품 중에는 중국인의 주식인 돼지고기가 전년 동기 대비 18.1% 급등했고 쇠고기는 13.4% 급락했다.

중국의 CPI는 2월 춘제(중국 음력설)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오르며 6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6월까지 전년 대비 플러스 행진을 지속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5월(-0.1%)에 이어 6월에도 0.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통계국은 “6월 소비시장은 대체로 공급이 양호했다”며 “CPI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전월(5월)보다는 하락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반면 외신들은 5개월 연속 상승 행진에도 여전히 0%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라며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6월 CPI는 다시 소폭 상승했지만 5개월째 0%에 근접했다”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계속해서 경제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올해 CPI 목표를 3.0%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정부의 소비 진작책에도 소비자들이 좀처럼 주머니를 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보다 0.8% 떨어졌다. 전월(-1.4%)에 비해 하락 폭을 줄였고 로이터의 전망치(-0.8%)에 부합했지만 2016년 이후 최장 기간인 2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소비 회복이 부진하고 제조업 경기도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더 많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5일부터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가 열리는 만큼 중국 지도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다음 주에 열리는 3중전회에서 광범위한 이슈와 관련된 베이징의 장기 계획에 대한 단서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