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전'에 부산 현장서 '원팀' 초안 바꾼 韓 "구태 정치"

설상미 2024. 7. 10. 17: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일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한동훈 "윤석열 대통령과 목표 같다"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 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부산=뉴시스

[더팩트ㅣ부산=설상미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의 갈등골이 점점 더 깊어지면서 전당대회 가열로 인한 내분 우려가 나온다. 당권 후보 3인의 ‘1강’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향한 견제가 더욱 노골적여지자, 한 후보는 이를 '마타도어'로 규정하고 정면 반박에 나섰다. 이날 한 후보 연설 초안에는 후보 간 '원팀'을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에 맞서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현장에서 한 후보를 향한 비판에 응수하는 메시지로 바뀌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 간 비난전에 우려를 표했음에도, 당권 주자들이 네거티브전의 굴레에 빠진 모양새다.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는 "부울경은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살려줬다"라며 "총선 직전 저희 내부 분석은 사실 80~90석을 밑돌았는데, 그때 저희가 택한 전략이 부울경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입법 독재로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무너 뜨리려는 이재명의 민주당, 그 무도한 세력을 막아낼 최소한의 힘을 만들어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우리에겐 지금 분열한 모습 보일 시간이 없다', '선관위 때문에 마타도어,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고 말 한 다음 날 하루만에 신나게 마타도어 하는 건 구태정치로,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경쟁자인 원희룡 후보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전날(9일)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본인을 향한 원 후보의 사적 공천 의혹 제기를 두고 지적하자, "선관위에 약속했다"는 이유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저는 문재인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5년 동안 싸웠고, 180석 거대야당과 싸웠다"라며 "그동안 한 번도 비겁하거나, 비굴한 적 있느냐. 도망가거나, 몸 사린적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여러분 제가 지금 당대표가 되려고 하니깐, 이미지 관리하지 말라고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날 한 후보의 연설 초안에는 4인 후보와의 원팀 메시지가 담겼지만, 현장에서 생략됐다. 초안에는 "제가 대표가 되면, 이재명과 조국이 이끄는 190석 거대야당연합, 그 입법독재에 제대로 맞서 싸우겠다. 여기 원희룡 후보, 나경원 후보 그리고 윤상현 후보가 함께 할 것"이란 내용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 대표 후보들이 무대에 올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당권 후보 3인은 모두 한 후보 견제에 주력했다. 원 후보는 "최악은 우리 내부에서 싸우는 것이다. 당정이 단합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키겠다"며 "채상병 특검, 함께 뭉쳐 대응해야 하는데, 갈라지면 정말 우리 다 죽는다"라고 했다. 앞서 한 후보가 ‘제3자(대법원장) 추천 방식의 채상병특검법’을 수정안으로 제안한 것을 두고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법사위를 장악한 민주당이 정체불명, 기상천외한 탄핵 청문회를 강행하고 있다"라며 "법 질서를 농락하고, 정치 수준 망가뜨리는 저 후진국 정치, 못되 먹은 행패, 우리 국민의힘이 반드시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겉멋과 이미지로 막을 수 있느냐. 대통령병 걸린 사람이 현직 대통령을 지켜주겠느냐"라며 "대통령 눈치만 보는 사람이 대통령 붙들고 이렇게 해야 이긴다고 설득할 수 있느냐"라며 한 후보와 원 후보를 각각 저격했다.

또 나 후보는 "상대가 만든 덫에 덥석 들어가는 미숙한 초보에 우리 당 운명을 맡기시느냐"라며 "우리가 지금 당 대표 훈련시킬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우리 당을 반드시 이기는 당, 국민이 신뢰하는 당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재창당 수준의 혁신과 변화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괴멸적 참패 이후에도 우리는 어떤 변화의 몸부림도 없이 공동묘지의 평화 속에 사실상 죽어있다"라며 "책임을 묻는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총선에서 패배한 지 80일이 지나도록 백서 하나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우리 보수가 언제부터 이렇게 비겁했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now@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