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총선 고의 패배 아닌가”···한동훈 “다중인격 같은 구태 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원희룡 후보가 10일 부산에서 열린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또다시 서로를 향한 공방을 이어갔다. 원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두고 “(한 후보가)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고, 한 후보는 “다중인격 같은 구태정치”라고 맞받았다.
원 후보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안의 당사자, 그것도 영부인이 집권여당 책임자에게 그런 (사과를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면 의사소통 통해 사실 대통령도 설득할 수 있는 한 줄기 빛, 최후의 희망이 열린 것 아닌가”라며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총선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혹시 (한 후보가)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원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 후보는 “어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서워서 마타도어·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냐”며 “저는 이런 다중인격 같은 구태 정치 청산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당대회에서 저를 막기 위해 이렇게 조직적으로 내밀한 문자를 유출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구태정치”라며 “공작에 가까운 마타도어로 저의 당선을 막으면 우리 당이 괜찮아지나”라고 밝혔다.
한 후보는 또 원 후보의 사천 의혹 제기에 대해 “제 가족이 공천했다는 데 자꾸 도망만 다녔다. (근거를) 먼저 대답해야 한다”며 “늘 오물을 끼얹고 도망가는 방식이 원희룡이 말하는 자랑스러운 정치 경험이냐. 그 정치 경험 저는 배우고 싶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원 후보는 이날 오전 채널A 유튜브에서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당시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갑툭튀’(갑자기 튀어나왔다는 뜻)들이 많이 있었다”며 사천 의혹을 제기했다. 원 후보는 이에 대해 “제가 먼저 공격을 하고 공격을 확대하지는 않겠지만 공격에 대해 방어하지 않을 순 없다”며 “전쟁이고 방어 전쟁은 전 세계에 다 인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백서 공개 여부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비례대표 공천 문제를 총선백서에 담아야 하냐는 질문엔 “공천 문제를 안 담으면 백서에 뭘 담냐”고 반문했고, 한 후보는 “총선 평가는 국민과 여러분이 했는데 그것을 왜곡해 얘기해 전당대회 앞두고 영향을 미치겠다는 게 가능한가”라고 맞섰다.
한 후보의 지지율이 원 후보를 훨씬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한 후보는 “저에게 이 당의 변화를 무슨 일이 있어도 이끌어내 승리의 기반을 만들라는 민심 같다”며 “대단히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반면 원 후보는 “그게 당원 여론조사냐”며 “투표 집단과 전혀 관계없는 여론조사는 저희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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