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시온주의자' 표현 규제 강화... 친이스라엘 행보 가속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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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의 빅테크 메타가 유대인 비난 의미로 쓰이는 '시온주의자' 발언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다.
메타는 공지에서 "'시온주의자' 관련 내용이 반(反)유대주의적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유대인 또는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협박·폭력성을 담고 있다면 해당 게시글을 지우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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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정당한 비판'도 위축시킬 우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의 빅테크 메타가 유대인 비난 의미로 쓰이는 '시온주의자' 발언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다. 혐오 표현(Hate Speech·헤이트 스피치)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그러나 메타가 그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분쟁에서 '친(親)이스라엘' 입장에 섰다는 의심을 받아 온 만큼, 이번에도 '편파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이념 발언 허용, 개인 혐오 표현은 규제"
메타는 9일(현지시간) 공지를 통해 "'시온주의자'라는 표현이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반(反)유대주의 맥락에서 사용될 때는 관련 게시물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래 '시온주의자'는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 민족국가 건설을 목표로 19세기에 등장한 민족주의 운동가들을 지칭한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이스라엘 국가 수립 후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측에서 이스라엘인이나 유대인을 비난할 때 이 표현을 사용해 왔고,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 이스라엘 국내에도 팔레스타인에 매우 적대적인 극우 강경파의 정당 '시온주의당'이 존재한다.
메타는 공지에서 "'시온주의자' 관련 내용이 반(反)유대주의적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유대인 또는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협박·폭력성을 담고 있다면 해당 게시글을 지우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연관된 (시온주의) 발언은 허용하되, 국적·인종·종교 등 개인 특성에 대한 혐오 표현은 규제한다"고 못 박았다. '시온주의자'가 특정 정치적 이념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유대인 또는 이스라엘인 자체를 가리킬 경우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시온주의 비판, '반유대주의'와는 달라" 비판도
메타는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해당 용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시민단체, 학자, 법률 및 인권 전문가 145명과의 수개월간 협의를 거쳐 내렸다"고 덧붙였다. SNS를 통한 혐오 표현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정책은 결국 팔레스타인 입장을 대변하는 콘텐츠를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당한 이스라엘 정부 비판마저 메타의 자의적 판단으로 지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메타는 이전부터 이스라엘을 비판하거나,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게시물을 검열한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앞서 미국 탐사보도 매체 인터셉트는 지난 2월 메타가 이 같은 검토를 하고 있다며 "'시온주의자 비판'을 '반유대주의'라고 혼동하는 것은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인 인권침해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의 미국 유대인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는 매체에 '시온주의자' 표현이 '유대인'을 지칭한다고 보고, 이를 규제하는 것은 유대인의 안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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