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회복?…'반토막 BBIG'에 개미 울상

맹진규/박한신 2024. 7.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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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말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돌파했을 때 주식을 시작한 A씨는 얼마 전 계좌를 열어보고 한숨을 쉬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도 보유 종목들이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어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 중에는 중국 외 다른 신흥국에 투자하려는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비중도 크다"며 "이 자금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이제껏 소외된 종목이 크게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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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IG지수 고점 대비 47%↓
2년여 만에 2800 탈환했지만
코로나 상승장에 증시 이끈
네이버·카카오·셀트리온 -40%
외국인은 상위 5개 종목 플러스
반도체 등 실적주에 눈 돌려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0년 말 코스피지수가 2800선을 돌파했을 때 주식을 시작한 A씨는 얼마 전 계좌를 열어보고 한숨을 쉬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데도 보유 종목들이 여전히 손실을 내고 있어서다.

증시 호황기 개인 매수세가 집중된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 들어 반도체 자동차 등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인 대형 종목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어 외국인과 개인 간 투자 수익률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상승장에서도 BBIG 반토막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대거 유입된 ‘동학개미운동’ 시기(2020년 3~12월)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6개는 당시(2020년 말)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가 약 2년5개월 만에 2800선을 회복했지만 개인들이 투자한 대부분의 종목은 주가가 회복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당시 개인 순매수 1·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만 이 기간 각각 8.1%, 43.2% 상승했다. 나머지 종목은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순매수 상위에 오른 네이버(-39.6%), 카카오(-45.3%), 셀트리온(합병 전 셀트리온헬스케어·-45.5%), SK(-35.6%)는 두 자릿수 손실을 보고 있다.

당시 상승장에서 개인투자자에게 인기를 끌었던 BBIG 종목도 주가가 바닥이다. KRX BBIG지수는 2020년 말 대비 현재 47%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6%)만 보합권일 뿐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삼성SDI(-39.0%), 넷마블(-56.0%), 카카오게임즈(-57.6%) 등은 주가가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 간 성적표도 극명하게 갈렸다. 전날 기준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마이너스’다. 네이버를 총 2조968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사들였지만 이 기간 수익률은 -24.9%다. 삼성SDI(-18.0%), LG화학(-26.5%), JYP엔터테인먼트(-44.6%) 등도 줄줄이 하락세다. 순매수 5위인 엔켐만 올 들어 165.3% 상승했다.

반면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순매수 1위인 삼성전자는 10.3% 올랐다.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SK하이닉스(3조6701억원) 역시 67.4%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현대차(36.9%), 삼성물산(14.2%), HD현대일렉트릭(307.6%) 등도 모두 상승세다.

 ○반도체 등 수출·실적주로 눈 돌려야

증권가에서는 BBIG 등 코로나19 시기 개인 매수세가 집중된 종목이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로 자금이 몰린 데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의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자상거래 등 주력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뚜렷한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도주를 보려면 국내 증시의 ‘큰손’이 된 외국인투자자의 행보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시기 주가를 끌어 올린 개인투자자가 해외 증시로 떠나고 있는 반면 외국인투자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 중에는 중국 외 다른 신흥국에 투자하려는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비중도 크다”며 “이 자금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이제껏 소외된 종목이 크게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맹진규/박한신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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