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PHEV 모델 ‘BMW 뉴 530e’ 1000km 주행해 보니
[IT동아 김동진 기자] 전기차 캐즘(시장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감소) 장기화로 경제성과 주행 성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마침 BMW는 ‘뉴 530e’를 최근 출시하며 5시리즈 라인업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PHEV)을 추가했다.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 최다 판매 모델(KAIDA 집계 기준 1만156대 판매)인 BMW 뉴 5시리즈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자, 차량 성능과 효율이 어떨지 관심이 쏠린다. 이에 ‘BMW 뉴 530e’를 서울-부산 왕복을 포함, 약 1000km 시승하며 차량 효율과 주행 성능,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을 두루 살펴봤다.
BMW 뉴 5시리즈 패밀리룩 적용한 ‘뉴 530e’
BMW 뉴 5시리즈는 내연기관부터 친환경차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트림으로 구성됐지만, 모델마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예컨대 전기 모델인 BMW 뉴 i5에는 전기차 특성상 라디에이터 그릴이 불필요하지만, 브랜드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을 새겨 넣어 이질감을 제거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때 완전히 다른 외관 디자인을 적용하는 여느 제조사와 다른 기조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530e에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키드니 그릴과 함께 라디에이터 그릴 조명인 BMW 키드니 아이코닉 글로우를 포함, 5시리즈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덕분에 멀리서도 뉴 5시리즈 모델이라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BMW를 대표하는 트윈 헤드라이트와 새로 디자인한 주간주행등도 탑재했다.
BMW 뉴 530e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5060㎜, 전폭(자동차 폭)은 1900㎜, 전고(자동차 높이)는 1515㎜,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2995㎜다. 이전 7세대 모델보다 전장은 95㎜, 너비는 30㎜, 높이는 35㎜ 확대됐다. 후면부 리어라이트에는 L자 모양의 크롬 스트립을 적용해 간결한 이미지를 부여했다.
실내에서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해 새로 적용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끈다.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맞물려 차량과 주행 정보를 다양한 그래픽으로 제시한다.
BMW는 스티어링 휠도 하단부가 평평한 모양으로 새로 디자인해 탑재했다. 기어 셀렉터 역시 스위치 방식으로 새 구조를 적용했다. 햅틱 피드백을 적용한 컨트롤 패널을 포함해 센터 콘솔 부위에 물리적 버튼을 최소화한 모습을 보였다. BMW 인터랙션 바, 메리노 가죽, 크리스털 내장재, 하만 카돈 하이파이 사운드 시스템 등의 고급 사양과 컴포트 시트, 4-존 에어 컨디셔닝,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및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와 같은 편의 사양이 기본 탑재됐다.
5060㎜ 전장과 2995㎜의 긴 휠베이스 덕분에 2열 공간이 여유로웠다. 성인 남성이 앉아 장시간 이동해도 불편함이 없는 공간감을 보였다. 하단부에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트렁크 공간은 520리터로 넉넉했다.
안정적인 승차감…장시간 운전에도 높지 않은 주행 피로도
주행을 시작하기 전 주행 가능 거리를 확인했다. 배터리와 연료를 가득 채운 BMW 뉴 530e는 공인연비 기준 최대 751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전기모드로만 최대 73km(환경부 인증 기준)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BMW는 뉴 530e에 18.7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덕분에 이전 세대(43km)보다 전기모드 주행 거리가 62% 늘었다.
실제로 배터리와 연료를 가득 채운 후 공조시스템을 23도로 맞추고 확인한 주행가능 거리는 858km를 나타냈다. 전기 모드로는 83km 거리 주행이 가능했다. 인증 주행가능 거리보다 높은 효율을 보였다.
서울시 중구에서 목적지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로 설정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답답한 도심을 빠져나갈 때는 전기 모드로만 차량을 운행했다. 그러자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가속 시에도 소음 없이 정숙한 주행감을 보였다. 앞차와 간격을 고려해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해 전기차 특유의 거부감도 들지 않았다. 전기 모드만으로도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기에 충분한 효율을 보였다. 출퇴근 시에는 전기차처럼 활용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BMW 뉴 530e에 기본 적용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스톱 앤 고 기능을 포함, 차간 거리 제어와 차선 유지를 매끄럽게 도왔다. 전방 차량뿐만 아니라 이륜차까지도 또렷하게 인식해 정보를 제시했다. 이처럼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은 장거리뿐만 아니라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시내에서도 주행 피로를 덜어줬다. 파킹 뷰, 전방 파노라마 뷰 및 3D 뷰 기능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차량과 주변 환경을 360° 이미지로 제시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도 주차 시 유용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또한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전방 속도 제한 표시 등을 포함한 풍부한 정보를 제시해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해 가속 페달을 밟자, 뉴 530e의 시원시원한 가속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BMW는 뉴 530e에 이전 세대보다 최고출력을 63% 개선한 184마력의 전기모터를 장착했다. 여기에 190마력 BM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조합한 결과 뉴 530e는 합산 최고출력 299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장거리 주행에도 안정적인 승차감 덕분에 주행 피로도가 높지 않았다. BMW 뉴 530e에는 ▲후륜 에어 서스펜션 ▲실시간 차고 감지 센서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액티브 롤 스테빌라이저 등의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후륜구동 방식인 뉴 530e가 초반 가속 성능을 발휘하거나,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 섀시 기술이 작동한다. 후륜 에어 서스펜션과 실시간 차고 감지 센서가 도로 상황을 반영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밸런스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차체 앞쪽이 가벼운 상태로 강한 출력을 발휘하면 차체 밸런스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시간 차고 감지 센서는 셀프 레벨링을 지속해서 수행한다. 이후 도로 상황에 따라 에어 서스펜션 높이를 보정하고 전방 접지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급격한 코너링 시에도 차체가 앞으로 과도하게 기울지 않도록 방지하며 예리한 코너링을 돕는 데에도 후륜 에어 서스펜션, 차고 감지 센서와 함께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기술이 활용된다. 인테그럴 액티브 시티어링 기술은 코너링 시 뒷바퀴를 조향해 저속 주행에서 앞바퀴와 뒷바퀴의 회전방향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민첩한 코너링을 돕는다. 액티브 롤 스테빌라이저 역시 코너에서 좌우 서스펜션 감도를 조절해 차체 쏠림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덕분에 장시간 주행을 이어가도 피로도가 높지 않았다.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과 최신 OS를 기반으로 다양한 주행 정보를 제시하는 디스플레이,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크리스탈 디자인의 바(bar)도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BMW 뉴 530e를 타고 서울-부산 왕복뿐만 아니라 서울-용인 등 약 1000km 거리를 주행했다. 해당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한 번 연료를 충전했으며, 주행을 마친 후 확인한 잔여 주행가능 거리는 약 100km였다.
BMW 뉴 530e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5.9km다. 1000km 주행 후 확인한 실연비는 리터당 13km 수준으로 공인 복합연비를 하회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 속 공조시스템을 강하게 가동한 점과 정체가 심한 시내 주행이 다수 포함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BMW 뉴 530e를 주행하며 느낀 단점은 터치 디스플레이의 확대 적용이었다. 차량의 잠금장치뿐만 아니라 비상등 작동까지 모두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는데, 한 번에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불편했다. 드라이브 모드 변경 또한 터치가 필요해 직관적인 물리버튼을 남겨놓았으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았다.
몇 가지 단점에도 BMW 뉴 530e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각종 편의사양의 매끄러운 작동, 특히 안정적인 승차감과 효율이 인상적인 차량이었다. 주행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충족하는 스포츠세단을 찾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매력을 느낄 차량이다. BMW 뉴 530e 국내 판매 가격은 베이스 8920만 원, M 스포츠 패키지 9220만 원이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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