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구소 개발한 우주기술, 기업에 무상 제공해야”

법무법인 율촌, 우주항공청 역할 세미나 개최
“우주청이 기업 생존 위한 생태계 조성 필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기업이 300곳에 달한다. 누리호 개발이 끝나고 발사를 하기까지 2년 정도 텀이 있었는데, 이 기간에 개발에 참여한 많은 기업이 일거리가 없어서 공장은 쉬고, 전문 인력은 뿔뿔이 흩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로켓 엔진을 조립하던 20명의 전문가가 항공, 해양 분야로 흩어졌고, 이걸 다시 모으려고 해도 절반밖에 없다. 우주경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다.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

이준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우주사업부장)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열린 ‘우주항공산업 발전방향과 우주항공청의 역할’ 세미나에서 우주항공 산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주항공청이 나서서 생태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법무법인 율촌이 개최했다. 율촌은 우주항공팀을 만들며 우주항공 분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법무법인 율촌은 10일 오후 '우주항공산업 발전방향과 우주항공청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법무법인 율촌

발표를 맡은 이 전무는 우주항공청이 나서서 우주산업 생태계를 키우고,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7년까지 누리호 발사 계획이 연 평균 1대가 되지 않는다”며 “발사체 대량 생산을 해야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 기업도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기업들이 우주항공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청이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중장기 국가 위성 수요를 미리 공표해서 기업들이 이에 맞춰서 사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개발 성과물에 대한 소유권도 기업이 가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발사체 기술 개발과 관련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기술 소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다른 우주 기업들도 우주항공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창한 한국항공우주(KAI) 우주사업연구실장은 “우주경제의 핵심은 우주 산업화인데 제도 개선과 구체적인 실행이 선행되지 않고 있다”며 “출연연이 개발한 기술을 기업이 사용할 때 기술료를 면제해주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명진 한컴인스페이스 대표는 대기업 위주의 지원책이 아니라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 대한 별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대표는 “대기업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면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유출 등 문제도 많다”며 “우주항공청이 우주 분야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노경원 우주항공청 차장은 기존에 연구개발(R&D) 중심이었던 조직을 산업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노 차장은 “우주청은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공무원 조직을 목표로 한다”며 “기존 공무원 조직은 실패에 대한 페널티가 커서 99% 성공할 길만 찾았다면 우주청은 0.1%의 가능성을 추구해서 선도국을 추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차장은 “4대 기술 분야별로 우리가 어느 수준인지 포지셔닝 페이퍼를 작성하고 있다”며 “분야별로 전략을 수립하고, 단위사업별로 기획을 해서 하반기에 국가우주위원회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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