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대책, 현실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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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슈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부동산 대책이다.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이주대책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국토부가 주도하며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작성해 각 지자체에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한다.
설령 1기 신도시 지역에 엄청난 재건축 수요가 동시에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지자체별로 각종 심의 제도를 통해 충분히 시기 조정을 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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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슈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부동산 대책이다.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도 한 정책이지만, 2년 이상이 지난 현재에도 크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위한 이주대책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정책을 국토교통부가 주도하면서 뭔가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을 남발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국토부가 주도하며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의 마스터플랜을 작성해 각 지자체에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한다. 재건축 사업을 중앙정부인 국토부가 주도해가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발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재건축에 따른 '이주대책' 문제다. 국토부에서는 지자체별로 선이주대책, 후재건축 사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은 국토부나 지자체가 사전에 재건축 수요와 시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금 국토부에서는 재건축 사업을 시작하면 수천, 수만 가구가 동시에 재건축을 추진해 엄청난 전세대란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는 것 같다. 현실에서 재건축 사업은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 현장을 조금만 경험한 전문가라면 이해할 것이다.
역으로 대대적인 이주대책을 수립해야 할 정도로 재건축이 추진된다면 그건 정말 성공적인(?) 재건축 정책이 될 것이다. 권리 조정 등 매우 복잡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생각하는 일정대로 추진되지 않는다. 서울시만 해도 현재 60곳 이상의 재개발 사업(모아타운)을 적극 추진하려고 해도,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곳은 4~5곳에 불과하다. 복잡한 권리관계를 조정하는 관리처분 단계에서도 엄청난 조정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설령 1기 신도시 지역에 엄청난 재건축 수요가 동시에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지자체별로 각종 심의 제도를 통해 충분히 시기 조정을 해나갈 수 있다.
특히 이주자 주택 마련을 위한 공공주택 건설 대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처방이다. 당장 분당 등 주민들의 반발로 추진을 못하고 있다. 정말 이주대책을 위한 대체 주택이 필요하다면 민간 주택 재개발 사업 활성화, 주거형 오피스텔에 대한 기준 현실화 등 민간 주택 공급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 그 외에도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 논의되고 있는 통합 재건축에 따른 인센티브 기준 제시, 상하수도, 도로 등 인프라 정비 기준 마련 등도 재건축 사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용적률 상향 문제도 지자체에서 역세권, 비역세권 등 대상지 특성에 맞게 종 상향을 통해 용적률 기준을 적용하고, 지자체 특성에 맞는 인프라 확충을 추진해가면 된다.
1기 신도시와 같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재건축 사업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향후 20~30년에 걸쳐 재건축 사업을 진행해갈 것이다. 무엇보다 국토부나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사업 시기 등을 정할 수도 없다. 사업 추진은 전적으로 민간(지권자)이 결정하게 되며, 재건축단지별로 사업 추진 합의 여부에 달려 있다.
지금 국토부에서 해야 할 일은 지자체별로 재건축 사업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즉 구조안전진단 기준 완화, 과도한 개발이익 환수 조정, 민간 주택 사업 활성화 등 국토부 기준을 완화해 지자체별로 신속하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일이다.
[이정형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전 고양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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