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기후변화, 정책 대응주기 단축하자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4. 7. 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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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공습은 복합 위기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가 상승이 통화정책에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됐다.

현재 환경부가 농수산·국민 건강·에너지 분야 등에서 국가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작성 주기가 5년이라 급변하는 기후공습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다.

기후변화는 복합 위기를 대하는 정부의 정책 능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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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공습은 복합 위기다. 각종 재해·재난을 야기하고, 농수산물 생산에 타격을 줘 민생 물가를 압박한다. 전력난을 부채질하면서 기업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열대 바이러스와 해충 창궐의 주범이 된다.

문제는 극과 극을 오가는 한반도 기후 변동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공기가 더 빠르게 더워지는 특성이 있다. 바닷물이 뜨거워지면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져 온난화 속도가 더 빨라진다. 한국에서 기후공습 강도가 유독 센 이유다. 산업화 속도도 빠르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6억5600만t(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 이 때문에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표층 수온은 2.6배 더 빠르게 올랐다.

유감이지만 국토마저 작다. 좁은 지역에 기후 공세가 집중되니 충격도 크다. 한국의 농산물 가격 변동성(표준편차)은 미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 13개국 중 가장 높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가 상승이 통화정책에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이 됐다.

복합 위기에는 복합 대응이 필요하다. 신품종과 노지 스마트팜 투자 물꼬를 터 국민 소비가 빈번한 농산물 생산량을 확보하고, 가뭄 대응에 맞춰졌던 저수지 관리 체계를 홍수 예방으로 전환해야 한다. 50년 묵은 산업단지 관리 기준을 강화해 산업 기반이 유실되는 일이 없도록 할 필요도 있다. 정부는 2012~2021년 이상기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3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는데, 재해 복구 비용은 손실의 3배에 달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 설계도를 촘촘하게 다시 그리는 작업이다.

현재 환경부가 농수산·국민 건강·에너지 분야 등에서 국가 기후변화 적응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작성 주기가 5년이라 급변하는 기후공습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다. 기후 적응 대책 주기를 단축하고, 수립 주체도 총리실로 이관해 범부처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기후변화는 복합 위기를 대하는 정부의 정책 능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김정환 경제부 flam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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