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간첩단’ 누명 징역 7년…55년 만에 재심 무죄 확정
[앵커]
1960년대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인 이른바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에게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지 55년 만입니다.
보도에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유럽 간첩단' 사건에 휘말려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80대가 55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2부는 국가보안법과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82살 김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13일 확정했습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생이던 김 씨는 1966년 영국 유학 중, 북한 공작원과 접선해 지령 서신을 전달하고 사회주의 관련 서적을 읽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고 박노수 교수에게 포섭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김 씨는 1969년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심과 대법원도 같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박 교수와 고 김규남 의원은 1970년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돼, 1972년 7월 집행됐습니다.
김 씨는 2022년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지난 2월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씨가 중앙정보부에 연행된 뒤 폭행과 물고문, 전기고문 등 혹독한 강제수사를 받다 진술했고, 불법으로 구금·연행됐다고 판결문에 적시했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여전히 일부는 유죄라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증거는 적법한 증거로 인정할 수 없고, 남은 증거들만으로는 김 씨의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검찰이 불복했지만, 대법원은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박 교수와 김 의원의 유족도 재심을 청구해 2013년 서울고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대법원도 2015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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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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