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00' 신혼부부도 둔촌주공 장기전세…공급물량은 한정
서울 집값 감안해 총자산 6.55억 기준
올해 물량 1000가구…만점자간 경쟁 예고
'20년 전세 자가주택'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장기전세주택2'를 이렇게 표현했다. 오 시장은 "아이를 낳으면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저축하고, 주변 시세보다 20% 할인된 가격으로 자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기전세주택2'는 오세훈표 공공임대주택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SHift)의 2탄 격이다. 서울시는 소득 및 자산 기준은 낮추고, 주택 면적은 넓히기로 했다. 공급 물량도 이달 300가구를 시작으로 올해 1000가구, 향후 매년 4000가구를 확보해 공급할 계획이다.
아이 없어도 둔촌주공 49㎡…반값 전세로 10년
서울시는 지난 5월 '저출생 대응 신혼부부 주택 확대방안'에서 발표한 장기전세주택2를 본격 공급한다고 10일 밝혔다. ▷관련기사: 둔촌주공 20% 싸게 사기?…신혼부부, 3자녀, 20년임대(feat. 시프트)(5월30일)
신청 대상은 혼인신고한 날로부터 7년 이내인 신혼부부 또는 6개월 이내 혼인신고 예정인 예비 신혼부부다. 부부 모두 공고일 기준 5년 이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소득과 자산기준을 충족하는 신혼부부는 최장 10년 거주할 수 있다. 이후 아이를 낳으면 소득·자산기준과 무관하게 재계약(2년 단위)을 통해 20년까지 살 수 있다. 2자녀 출산 시 시세의 90%, 3자녀 이상 출산 시 80% 가격에 우선매수청구권을 쓸 수 있다. 출산하지 않거나 이혼한 경우 퇴거 대상이다.
제 1호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으로, 오는 23~24일 입주 신청을 받는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오는 15일까지 접수 중인 장기전세주택1(746가구)과 별도로 이번에 300가구를 모집한다.
전용 49㎡ 150가구(무자녀), 59㎡ 150가구(유자녀)를 모집한다. 전세보증금은 49㎡ 3억5250만원, 59㎡ 4억2375만원이다. 현재 전세 시세가 49㎡ 6억원대, 59㎡ 8억원대로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시세 대비 절반 수준이다.
장기전세주택2 보증금은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 책정하는데 감정평가 당시보다 전셋값이 올라 격차가 더 커졌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오는 11일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23~24일 신청을 받아 다음달 9일 서류심사대상자를 발표한다. 10월 7일 당첨자 발표 이후 12월 4일부터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월 소득 974만원, 자산 6.5억…무자녀 맞벌이도 가능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2의 소득 및 자산기준을 낮췄다. 기존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무자녀 신혼부부가 전용 59㎡에 신청할 때 소득 기준 541만원, 자산 기준 2억5258만원이 적용된다.
장기전세주택2는 맞벌이 가구 소득 기준이 부부 합산 974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80% 이하다. 3인 가구의 경우 1295만원까지다.
자산 기준은 6억5500만원 이하다. 부동산과 자동차, 일반자산, 금융자산을 더한 값에서 부채를 뺀 총자산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정부에서 적용하는 순자산가액이 보통 3억4500만원인데 서울시의 집값과 전셋값 수준을 고려해 1.9배 늘렸다"고 설명했다.
면적 기준은 폐지했다. 기존 공공임대주택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에 따라 2인가구 25~44㎡, 3인가구 35~50㎡로 제한된다. 장기전세주택2의 경우 국토부 협의를 통해 별도 면적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2인가구라도 49㎡에 입주할 수 있다.
무주택기간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려던 계획도 철회했다. 젊은 신혼부부가 불리하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대신 서울시 연속거주기간과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횟수에 따른 가점제를 운영한다. 만 19세 이후 서울에 10년 이상 연속 거주한 경우 5점, 청약에 120회 이상 납입한 경우 5점을 받는다. 모두 부부합산이 가능하다.
공급물량이 한정적이라 소수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실장은 "(둔촌주공 300가구는) 물량이 워낙 적어 만점자 가운데 추첨하지 않을까 싶다"며 "장기전세주택1 가운데 20년이 지나 퇴거한 주택을 시즌2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300가구)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1000가구 넘는 장기전세주택2를 공급할 계획이다. 다음달엔 광진구 자양1(177가구), 송파구 문정3(35가구), 은평구 역촌1(33가구), 관악구 봉천(18가구), 구로구 개봉(16가구), 성북구 길음(9가구) 등 288가구를 모집한다. 12월 계획 물량은 500가구다.
특히 자양1(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전용 79․82㎡ 등 큰 평형도 예정돼 있다. 한 실장은 "자녀 가점은 없고 무자녀 가구와 유자녀 가구로 나눠 모집할 예정"이라며 "작은 평형을 신청한 가구라도 아이가 생기면 큰 평형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부터는 전세임대 등을 포함해 매년 4000가구 이상 공급해 신혼부부 주거안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매년 3만6000쌍이 결혼하는데 연 4000가구 정도면 신혼부부 10%에 공급할 수 있어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올해 당장 공급하는 물량만 해도 1000가구다. 정부에서도 도와주면 더 많은 물량을, 더 빠른 속도로 공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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