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폭우] 완주 운주농협, 농산물에서 전산장비까지 모조리 ‘초토화’…익산지역도 피해 지속

박철현 기자 2024. 7. 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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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 운주농협(조합장 정성권)에 빗물이 들어차기 시작한 것은 10일 오전 4시.

이상우 NH농협 익산시지부장은 "엊그제부터 내린 비로 인해 9일까지 망성·용동 지역에 피해가 컸는데, 10일 새벽 내린 폭우로 인해 익산 전지역으로 더 커져 현재 산정하기 조차 힘들다"며 "지난해 만큼 물이 높이 차진 않았지만 무릅까지 오면 농작물 피해는 피해갈 수 없다. 농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난해 보다 더 커질 것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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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탕후루 재료용 딸기 등 피해 입어
농가들 피해 규모는 산정조차 할 수 없어
10일 기습 폭우로 물이 들어찬 전북 완주 운주농협 본점에 직원들이 물 빼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런 적은 농협이 생긴 이래 처음이예요. 전산장비 뿐만 아니라 농산물, 마트 상품 등 모든 것이 다 망가졌어요"

전북 완주 운주농협(조합장 정성권)에 빗물이 들어차기 시작한 것은 10일 오전 4시. 퍼붇는 폭우에 이 지역에 18명의 주민들은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운주농협에선 갑작스런 비 소식을 들은 직원들이 새벽부터 달려왔으나, 도착했을 땐 이미 물이 찬 농협 사무실을 마주했다.

마트 안에 가득 고인 물.

최성태 운주농협 과장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전원공급장치도 물에 잠겨 나가서 은행 업무 전체가 마비된 상태"라며 "365코너 3대 뿐만 아니라 하나로마트 등도 현재 운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룰 수 있는 컴퓨터가 없다보니 피해 산정도 막막하다"며 "전기와 통신이 끊어지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허탈감을 표시했다.

최영태 완주농협 과장이 처음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차 있던 물 높이를 설명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트 뿐만 아니라 자재창고 등이 물에 잠겼을 뿐만 아니라 전기가 마비돼 유통센터에 냉동 보관돼 있던 식품들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또한 2대 있는 콩 선별기도 물에 잠겨 쓸 수 없으며, 자재센터에 물이 들어차 농약 등 쓸 수 조차 없다. 창고에 놔둔 상자들은 다 무너져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탕후루 납품하는 딸기나 지역특산물인 곶감, 상추, 콩 등 피해가 농산물 피해액만 10억원에 이르는 것을 잠정 파악했다. 이곳 한전에서는 10일 오전 4시쯤 전기 가동을 마쳐 8시쯤 재가동을 시작했으나, 급냉하던 농산물은 녹아 이미 상품성을 잃었다.

완주 운주농협 자재센터에서 정성권 조합장(왼쪽부터)과 김원철 전북도조합운영협의회 위원장(부안농협 조합장), 박서홍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가 함께 폭우로 피해를 본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폭우피해로 창고 안에 힘없이 무너진 박스와 자재들이 뒹굴고 있다.
폭우로 인해 365 인출기기가 고장나 사용할 수 없다.

농작물 피해를 알리러 농협을 찾은 강덕이씨(72)는 흙더미에 쌓인 농협을 보고 발길을 돌렸다. 강씨는 "2000평 농사 짓는데 모든 것이 휩쓸려 갔다"며 "농사 50여년간 지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예측할 수 조차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북 완주 운주면에 농작물들이 물에 잠겨 있다.

정성권 조합장은 “곶감 등을 급냉해서 보관하는데 정전으로 인해 원물에 성애가 껴서 딱딱하게 굳어진다”며 “상품성을 잃어버린 상태”라며 참담해 했다. 

10일 17시경에도 농협 측은 컴퓨터나 통신이 전혀 되지 않아 판매와 금융업무 등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물에 젖은 물건과 책상, 사무용품가 제대로 살아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전부다.

10일 전북 익산 화산리 하우스에 물이 가득 차오른 현장.

비가 가장 많이 들이 닥친 전북 익산 지역도 피해가 컸다.  익산 지역은 10일 9시까지 164㎜의 비가 퍼부어 3일간 전체 누적 강수량 291.1㎜로 전북 최고를 기록했다. 비닐하우스 258동이 피해를 봤으며, 함라·용안 지역의 축사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익산 주민 54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10일 새벽 급격히 내린 비로 인해 전북 익산 망성면 내촌리에 물이 넘쳐 하우스가 침수됐다.

익산 망성면 내촌리에도 급격히 불어난 물에 피해가 속출했다. 멜론·상추을 재배하고 있는 신향식씨(62)는 “새벽 1시부터 내린 비가 빗줄기가 굵어졌다. 펌프로 퍼냈지만 3시쯤 되니 손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그나마 원래 물이 잘 빠지는 곳인데 5동이 잠겨 쓸 수 없게 됐다. 주변 농가들도 피해가 더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이상우 NH농협 익산시지부장은 “엊그제부터 내린 비로 인해 9일까지 망성·용동 지역에 피해가 컸는데, 10일 새벽 내린 폭우로 인해 익산 전지역으로 더 커져 현재 산정하기 조차 힘들다”며 “지난해 만큼 물이 높이 차진 않았지만 무릅까지 오면 농작물 피해는 피해갈 수 없다. 농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난해 보다 더 커질 것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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