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다쳐 응급실 온 환자에 “뚝배기” 지칭 논란…병원 측 사죄

의료진, 다른 병원으로 간 환자 두고 “뚝배기 안 온대?”
병원 측 “상처받으신 환자 등에 송구…해당 직원 철저히 조사”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픽사베이

경남 창원의 모 종합병원에서 응급실 의료진이 머리에 부상을 입은 환자를 '뚝배기'라고 지칭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병원은 사과문을 내고 관련 직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조치를 약속했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일 오후 10시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A 병원에서 발생했다. 당시 자전거를 타다 머리에 부상을 입은 남성 환자와 부모가 A 병원 측에 응급환자 진료 신청을 했다. 다만 이들은 대기시간이 2시간 이상일 수 있다는 병원 측 안내를 받고 다른 병원을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A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머리에 부상을 입은 해당 환자를 '뚝배기'라고 지칭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의료진은 다른 환자 및 보호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뚝배기 어디갔냐", "머리머리 뚝 뚝배기", "뚝배기 안 온대?"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병원으로 간 환자와 부모는 의료진의 해당 대화를 직접 듣진 못했다. 다만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환자의 가족들이 이를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하면서 결국 공론화됐다. 글쓴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소곤소곤 이야기한 게 아니라 큰소리로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다 들리는 수준으로 이야기했다"면서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상황이고, 다 심각한 상황인데 큰 소리로 사담 나누며 장난치고 '뚝배기'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게 정상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A 병원 측은 지난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재단 이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A 병원은 "본원 응급실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받으신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지금까지 병원을 찾아주신 모든 고객님들께 깊은 사과와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몇몇 직원들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반성과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 ▲해당 직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적절한 조치 ▲전직원 대상 재교육 ▲병원 내 윤리 기준 및 행동지침 강화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