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펑허 전 중국 국방부장, 적대적 세력과 공모 가능성”

박은하 기자 2024. 7. 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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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18년 3월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전열을 재정비할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제20기 3중전회) 개최를 앞두고 반부패 혐의로 낙마한 전직 군 인사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이 가운데 웨이펑허(魏鳳和·70) 전 국방부장의 경우 ‘적대적 세력’과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웨이 전 부장은 리샹푸(李尚福·66) 전 국방부장과 함께 최근 공산당적과 군적을 박탈당한 인물이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웨이 전 국방부장의 당적 제명 사실을 알리는 통지서에서 청렴 기율 위반, 뇌물 수수 등과 함께 충성심을 잃고 절개를 저버렸다는 의미인 ‘충성실절(忠誠失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보도에 따르면 ‘절개를 잃다(실절)’는 표현은 중국 공산당 문건에서 흔하게 쓰는 표현이 아니다. SCMP가 지난 10년 간의 당 중앙기율위원회와 군 공식 문서를 확인한 결과 반부패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장성 가운데 ‘충성실절’이라고 언급된 이는 웨이 전 국방부장이 유일했다.

인민대학의 한 정치학자는 국·공내전 시절 공산당에서 국민당으로 이탈한 샹중파나 구순장과 같은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라고 전했다. 중국공산당 총서기였던 샹중파는 1931년 6월 국민당 경찰에 체포돼 처형되기 직전 자신이 아는 정보를 모두 넘겨 공산당이 궤멸할 위기를 제공했다.

홍콩 군사 평론가 량궈량은 “웨이 전 국방부장의 혐의는 뇌물수수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리 전 국방부장의 경우 ‘초심을 버리고 당성과 원칙을 잃었다’고만 돼 있는데 이는 뇌물수수를 비판하는 데 사용하는 표준적인 표현”이라고 비교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공공정책 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내부적 잘못만 있을 경우 ‘실절’이란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웨이 전 국방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1월 처음으로 당권과 군권을 장악한 뒤 첫 장성 인사에서 상장(대장 격)으로 승진시킨 인물이다. 2015년 중국 로켓군이 창설하자 초대 사령원을 맡았고 2018년에는 국방부장 자리까지 올랐다. 2023년 3월 웨이 전 부장 후임으로 임명된 리 전 부장은 7개월 만에 해임돼 웨이 전 부장보다 먼저 반부패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들 두 사람은 시진핑 시대 국방 현대화 프로젝트의 핵심적 인물인 만큼 더 엄정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쩌민·후진타오 시대 발탁된 쉬차이허우, 궈보슝 군사위 부주석, 팡펑후이 전 연합참모장은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실절’이란 범상치 않은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사형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추측한다.

시 주석은 군을 향한 의심의 눈길은 거두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17~19일 옌안에서 소집한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회의’를 소집하고 “군에 부패분자가 숨을 곳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총자루는 시종 당에 충성하고 믿을 수 있는 자가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제20기 3중전회 이후에도 군을 대상으로 한 반부패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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