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 비밀번호도 모르고...연천군 중면행복센터, 안전불감증 ‘심각’

송진의 기자 2024. 7. 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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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코앞인데 비상대피소가 있으면 뭐합니까. 주민들은커녕 이장조차 대피소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모르는데."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 살고 있는 연천군 중면 횡산리 주민들이 중면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성토하고 나섰다.

10일 연천군 중면행정복지센터와 횡산리 주민 등에 따르면 북한과 인접한 이 마을 입구에는 북한의 기습 공격 시 지역주민이 긴급 대피할 수 있는 민방공대피소가 지하 1층 128㎡ 규모(100명 수용)로 2011년 11월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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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 ‘비번’ 마을이장에 미공유...민방위 팀장, 비상 매뉴얼 미숙지
“발령 얼마 안돼… 즉시 알릴 것”
연천군 중면 횡산리 한 주민이 유사 시 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민방위 대피소 앞에서 잠금장치를 가리키고 있다. 송진의기자

 

“북한이 코앞인데 비상대피소가 있으면 뭐합니까. 주민들은커녕 이장조차 대피소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모르는데….”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에 살고 있는 연천군 중면 횡산리 주민들이 중면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성토하고 나섰다.

10일 연천군 중면행정복지센터와 횡산리 주민 등에 따르면 북한과 인접한 이 마을 입구에는 북한의 기습 공격 시 지역주민이 긴급 대피할 수 있는 민방공대피소가 지하 1층 128㎡ 규모(100명 수용)로 2011년 11월 설치됐다.

행정안전부의 올해 민방위 업무지침은 시·군 담당 과장, 읍·면·동장 등 2인의 관리책임자와 읍·면·동 담당 계장, 읍·면·동 담당자, 읍·면·동 직원, 통장·이장, 민방위대원 등 4인의 관리책임자를 지정해 대피소 잠금장치 비밀번호 공유 등 유사시 즉시 이용토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유사시 긴급 대피를 위해 필요에 따라 주민과 부녀회장, 학교장 등 추가 지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이 마을 이장마저 대피소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긴급상황 발생 시 불안하다”는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지난 8일에 이어 10일 두 차례에 걸쳐 중면행정복지센터를 찾았지만 관련 공무원들의 안전불감증은 더욱 심각했다.

민방위 업무 관련 팀장은 비상시 대응 매뉴얼의 기본조차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관련 주무관 또한 “이장이 알려 달라는 말이 없었고 그동안 비상 상황이 없어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못했다. 행정안전부의 민방위 업무지침은 군청으로부터 구두로 전달받았지만 서류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해당 부서 주무관은 “유사시 주민들과 핸드폰 연락이 안 되면 대피소를 직접 가서 열어 줘야 한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수석 중면행정복지센터 주민생활팀장은 “발령받은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법원에 제출할 서류와 교육 등으로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장에게 즉시 알려주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조장희 이장은 “올해 1월 임명장을 받고 임기를 시작했으나 지금까지 비상시 행동대응 등의 비상 매뉴얼에 대한 어떠한 지침은 물론이고 비밀번호조차 통보받지 못했다”며 “계속되는 안전사고 역시 공무원들의 이 같은 안전불감증이 한 요인으로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한편 21가구 43명이 거주하는 중면 횡산리 민방위대피소는 중면행정복지센터에서 4~5㎞에 있고 차로 5~10분 소요된다.

송진의 기자 sju041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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