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예약 일방적 취소·조정…백혈병 환자들 "인권까지 무시"

강승지 기자 2024. 7. 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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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째 접어든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에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B씨는 "예약된 날짜보다 6일 앞당겨 진료를 보거나, 2주마다 이뤄진 외래진료가 3주 뒤로 조정되는 등 변동이 있었다. 사태가 그냥 끝날지, 길게 갈지 모르는 상황이고 병원에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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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백혈병환우회, 27일간 환자 불편사항 접수
환우회 대표 "단체 소송 제기 요청도 있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총 92개 환자단체 회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5개월째 접어든 의정갈등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에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자, 환자들은 "환자의 인권도 무시된다. 생각할수록 화만 난다", "언제 입원할지 모르니 불안한 마음만 든다"고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한국백혈병환우회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8일까지 27일간 온라인과 전화로 환자 불편 사항을 접수한 결과 나온 하소연이다. 총 20건으로 시술·검사 등이 지연되거나 진료를 한참 기다리고 있다는 성토가 쏟아졌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 A씨는 환우회에 "주 3~4회 외래 항암치료를 받는데 담당 교수 진료는 하루밖에 못 본다. 하루는 항암제 용량이 잘못 처방됐다. 보호자가 알아차려 다행히 수정됐지만 아찔한 일"이라며 "제발 좀 빨리 해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B씨는 "예약된 날짜보다 6일 앞당겨 진료를 보거나, 2주마다 이뤄진 외래진료가 3주 뒤로 조정되는 등 변동이 있었다. 사태가 그냥 끝날지, 길게 갈지 모르는 상황이고 병원에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 C씨는 "중심정맥관 등의 시술이 연기됐다. 항암치료 중 부작용으로 간단한 안질환이 발생했는데 안과 외래진료가 잡히질 않아 5일 밤낮을 괴롭고 힘들게 보냈다. 환자 인권까지 무시된다고 생각됐다. 생각할수록 화만 난다"고 강조했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 D씨는 "입원 중 협진이 어려워 진료를 보지 못 했다"고 했고, 이 질환 환자 E씨는 "이식을 못 받고 퇴원해 결국 3개월 만에 재발했다"고 했다. 병세가 나빠졌다는 호소도 이어졌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F씨는 "몇 달이나 기다렸는데 파업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했다. 의사가 부족하다고 다른 병원에 가볼 걸 권한 대학병원도 있었다"며 "급성으로 진행되는 병의 빠른 치료를 받지 못했다. 그동안 병세가 진행,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은영 환우회 공동대표는 "한동안 환우회나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서 환자들을 대표해 단체 소송을 제기해달라는 연락도 받았다. 본인 혼자는 못하니 모아서 해달라는 부탁이었다"며 "지난주 대규모 집회도 열었지만, 국회나 의료계의 답변은 없다"고 전했다.

이은영 대표는 "치료 지연으로 인한 병세 악화, 진료 거부 등 민원이 다양하게 참 많이 왔다. 요즘 화도 나고 속상하다"며 "환자들은 이 상황이 빨리 끝나 정상적으로 치료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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