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해결·첨단산업 육성…‘슈퍼클러스터’,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김경학 기자 2024. 7. 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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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기자

‘슈퍼클러스터’가 지역 소멸 해결,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비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0일 ‘지역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슈퍼클러스터 구축 전략과 과제’ 보고서에서 기존 클러스터 정책의 한계와 경제활동의 공간적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클러스터 대안 모델 ‘슈퍼클러스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슈퍼클러스터는 공간 또는 기능 연계를 중심으로 형성된 초지역적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지역의 산업구조와 비교 우위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지역 클러스터와 유사하다. 다만 지역별 또는 산업별로 분절적으로 형성돼 있던 지역 클러스터와 달리 여러 지역에 걸쳐 형성될 수 있다.

보고서는 “지역 간 협력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초광역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며 “슈퍼클러스터의 목적은 신기술 기반의 지역 간 협력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연계·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미래 유망 분야에 대한 국가적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현재 지역별로 나뉘어져 있는 바이오 산업을 통해 슈퍼클러스터의 효과를 검증했다. 클러스터를 크게 4개 클래스로 구분했다. ‘클래스1’은 의료·진단기기에 높은 특화성을 보이는 지역이다. 대구·경북, 부산·경남, 서울 금천·구로, 대전 등이 속한다. 클래스1은 병원이나 대학, 연구기관이 다수 입지해 혁신 인프라가 우수하고 이들 간 협력도 강한 편이다.

‘클래스2’는 기능식품 제조에 특화된 클러스터다. 광주·전남과 전북, 서울 중남부에 분포해 있다. 혁신 인프라가 다소 취약해 다른 클래스와의 연계를 통한 보완이 필요한 클래스다. ‘클래스3’은 대전·청주 등 충청권으로 연구·개발에 특화돼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핵심기업 수가 많지 않다. ‘클래스4’는 서울 일부 및 경기와 인천, 강원지역에 걸쳐 형성돼 있다. 의약품에 특화돼 있다. 슈퍼클러스터가 형성된다면 인천 송도가 포함된 클래스4가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산업연구원은 전망했다.

이 같은 클래스 4개를 통합 연계해 슈퍼클러스터를 구축한 결과는 긍정적이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기대효과를 분석한 결과, 다양성의 확대를 통해 기업 성장에 플러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슈퍼클러스터를 구축하면 기업의 다양성은 단일 기업에 비해 약 3.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슈퍼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김지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로젝트 단위의 규제특례 적용·지원을 통해 실질적 협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계와 정부 간 일대일 매칭펀딩 형태의 지원을 통해 민간의 참여 의지를 고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 중심의 다층적 거버넌스 구조를 통해 슈퍼클러스터가 갖는 초지역성을 보장하고 독립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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