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대 바이오 축제’ BIX 2024 개막···삼바 첫 참여·비만치료제 세션 '주목'
15개국 250여개 기업 참여···역대 최대규모
삼성바이오로직스, "트랙레코드 선순환 기대"
3세대 비만치료제 핵심은 수치보다 '퀄리티'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최신 트렌드와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BIX 2024)’ 전시장에서 만난 자넷 리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세포주개발그룹장은 머크의 부스를 나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포주 개발에 필요한 장비들을 둘러봤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엔드투엔드’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인 만큼 부스에서 서비스 전반에 대한 설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인 BIX 2024가 개막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고 한국바이오협회와 RX코리아가 주최하는 BIX 2024는 2020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행사로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론자 등 CDMO 기업과 머크, 써모피셔, 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15개국 250여개 기업이 450여개의 부스를 차렸다.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은 약 1만 명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처음 BIX 2024에 참가해 이목을 끌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사전에 확정된 미팅만 20건 이상”이라며 “최근에 큰 계약이 있었던 만큼 트랙 레코드가 선순환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1조 4000억원 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는 강화된 글로벌 CDMO 역량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참가한 에스티젠바이오는 “원료의약품 자체 생산 용량을 늘려서 작년보다 더 많은 수주를 받을 수 있는 게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차세대 항암제 항체·약물 접합체(ADC) 제품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 머크 관계자는 “올해 론칭한 ADC 전용 장비를 가지고 나왔다”며 “ADC 관련 장비를 갖춘 곳이 2~3곳 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써모피셔 관계자도 부스를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세포배양의 반응을 모니터링하는 장비를 설명하고 있었다.
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단체 견학을 오기도 했다. 경북 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은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눌러보며 국내 출시된 바이오 시밀러 9종을 알아봤다. 류마티스 관절염 자가 주사형 치료제를 체험하기도 했다.
이날 가장 뜨거운 현장은 비만치료제 적응증 확대 관련 세션이었다. 비만치료제는 심장병, 파킨슨병 등에도 효과를 보이며 ‘만능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120명 좌석은 시작 전부터 꽉 찼고 서서 듣는 인원만 100여명이었다. 관람객들은 임상 데이터를 사진 찍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발표자들은 3세대 비만치료제의 핵심은 ‘퀄리티’라고 입 모아 말했다. ‘얼마나 살이 빠졌는가’가 아닌 ‘어떻게 잘 뺐느냐’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 현재 시판되는 비만치료제는 GLP-1 계열이다. 식욕억제가 주요 기전이라 근손실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128940) R&D센터장은 “그동안 당뇨, 혈압, 고지혈증 등 각각 개별처방이 이뤄졌는데 적응증 확대로 의료 비용 절감 등 변화가 예상된다”며 “그동안 얼마나 체중이 줄었는지 수치 경쟁을 했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이 빠지는지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동아에스티(170900) 연구본부장도 “근육량을 보존하면서 살이 빠질 수 있도록 에너지 대사를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며 “비임상에서 말초 대사를 증진시켜서 운동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은 “코로나 이후에도 전문의 파업으로 바이오업계 어려움 지속되고 있다”며 “이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도 “이번 BIX계기로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더 성장하고 국내외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mindm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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