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성기 튼 화물연대 집단행동… 아톤산업은 '업무방해'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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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기사 낙상사고 보상 문제를 놓고 촉발된 화물연대와 전북 지역 요소수 생산업체 아톤산업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아톤산업은 "보상에 대한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화물연대는 회사 측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거부할 경우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호남 유일의 요소수 생산업체인 아톤산업은 3년 전 요소수 대란 때 화물차 기사와 지역 주민들에게 박수를 받던 중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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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명분 없는 돈, 고소 취하 없다"
대화 물꼬 트기 위해 이번 주는 철수
계속된 거부 시 대규모 집회 방침
화물차 기사 낙상사고 보상 문제를 놓고 촉발된 화물연대와 전북 지역 요소수 생산업체 아톤산업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아톤산업은 "보상에 대한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화물연대는 회사 측이 지속적으로 대화를 거부할 경우 대규모 집회를 갖는 등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전북지역본부와 아톤산업에 따르면 노조는 이달 1일부터 벌인 집회·시위를 이날 잠정 중단했다. 아톤산업과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다. 공장 입구 주변에 내걸었던 '더 이상 화물노동자를 죽이지 마라!', '산재사고 외면하는 아톤산업 각성하라!' 등이 쓰인 현수막은 수거하고 공장 주변 주차해 있던 확성기가 달린 시위 차량도 철수했다.
노조와 업체 간 갈등은 지난 5월 31일 공장 내부에서 발생한 70대 화물차 기사 A씨의 추락사고가 발단이 됐다. A씨가 인천에서 싣고온 요소수 원료를 아톤산업의 지게차로 옮겨주려다 발을 헛디디면서 떨어져 부상을 입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사고 이후 사흘 뒤 노조는 A씨의 인건비와 위로금을 요구했으나 업체는 이를 거부했다. 두 차례의 만남을 갖는 등 협의를 벌였지만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에 노조는 공장 앞에서 집회·시위를 이어갔다.
호남 유일의 요소수 생산업체인 아톤산업은 3년 전 요소수 대란 때 화물차 기사와 지역 주민들에게 박수를 받던 중소기업이다. 중국의 수출 제약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졌던 당시, 전북 지역 화물차 운전자들을 위해 폭리를 취하지 않고 비축해뒀던 요소수를 공급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 이후 무책임한 기업으로 내몰렸다.
변형태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 세아지부장은 "요소수 원료를 옮기는 건 아톤산업 직원 업무인데 지게차가 있길래 옮기라는 의미인 줄 알고 A씨가 업무 외 일을 하다가 부상을 입은 것"이라며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섭 화물연대 전북본부장도 "업체 측의 안전 관리 소홀로 사고가 난 것"이라며 "추후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고, '이번에 보상을 해주면 선례가 되기 때문에 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 채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A씨는 현재 두개골에 금이 가는 등 전치 8주의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이에 대해 김기원 아톤산업 대표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하역준비 이동 경로, 지게차 위치 등을 확인했지만 사고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다"며 "A씨가 다친 건 유감이지만, 명분도 없는 돈을 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노조 측의 집회·시위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확성기가 달린 차량이 공장 입구 인도 위까지 점령하는가하면 99데시벨까지 노동가를 트는 등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오죽했으면 소음 측정기를 구매하고 공장 주변에 방음벽까지 설치했겠나"라고 토로했다. 업체 측은 급기야 지난 5일 노조 간부 등 4명을 업무방해, 공갈 및 협박, 명예훼손,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노조는 이번 주 집회·시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한발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계속된 대화 거부 시에는 집단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달 말까지 노조가 집회·시위 신고를 한 걸로 알고 있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금전을 요구한 건 분명히 잘못된 행위이기 때문에 고소는 취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지 기자 fo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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