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단독 드리블'은 모르쇠→박주호 쓴소리에는 "법적 대응" 운운…보는 사람 민망한 KFA 졸속행정

배웅기 2024. 7.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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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망해도 괜찮아,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야", 故 정주영 회장이 과거 남긴 말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기간 동안 대한축구협회(KFA)는 납득할 수 없는 선택을 해오며 신뢰를 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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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사업은 망해도 괜찮아,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야", 故 정주영 회장이 과거 남긴 말이다.

올 한 해 대한민국 축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부진, 외유 및 재택근무 논란을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지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기간 동안 대한축구협회(KFA)는 납득할 수 없는 선택을 해오며 신뢰를 저버렸다. 차기 사령탑 물색을 위해 꾸려진 전력강화위원회가 20회에 달하는 회의를 진행하고, 면접 차 현지 출장을 오가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설마' 했지만 끝은 '그럼 그렇지'였다.

결국 겉만 번지르르한 외국인 감독 후보군으로 비판 여론을 잠재운 뒤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낸 셈이다.


심지어 거스 포옛 전 그리스 감독,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을 배제한 것에 있어서는 갖가지 잣대를 들이민 이임생 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과는 면접조차 진행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KBS' 10일 보도) 헛웃음을 유발했다.


전력강화위에서 5개월간 인선 작업을 함께한 박주호 위원 또한 KFA를 일갈할 정도였다. 박 위원은 8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지난 5개월의 시간이 너무 허무하다. 전력강화위가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다. 홍 감독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회의 시작 전부터 내국인 감독이 낫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외국인 감독에 대해 논할 때는 이것저것 따지며 반대 의견을 냈다"고 내부 폭로를 이어갔다.

덧붙여 "(이번 사건은)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맞는 말이 하나도 없다. (홍 감독은) 분명 거부 의사를 전했다. 며칠 새 어떤 심경 변화가 있으셨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정해성 전 위원장과 이 기술이사는 유럽에 왜 간 것인가"라며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고 했던가. 차기 사령탑 후보군 등 내부 정보 유출은 물론 이 기술이사의 '단독 드리블'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던 KFA가 박 위원의 발언에 입장문을 내놓았다. 박 위원 주장이 사실이 아니며, '비밀 유지 서약 위반'을 이유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맞선 것이다.

이에 국민적 분노는 일파만파 커졌다. 특히 '익명'의 KFA 관계자가 박 위원의 소신을 두고 "치우친 자기 시각이며, 위원으로서 바른 언행이 아니다"라고 꼬집은 것을 두고 어이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여론 반전을 간절히 원했을 KFA의 바람과 달리 사람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싸늘하다. 오히려 박 위원을 향한 응원 메시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박 위원이 업로드한 유튜브 동영상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약 250만 회를 기록했고, 댓글 상에는 "박 위원을 보호해야 한다", "지지한다. 끝까지 싸워달라", "(KFA는) 억울하면 익명이 아닌 신상을 드러내고 반박해라" 등 약 1만 4,000개에 달하는 지지행렬이 이어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캡틴 파추호 Captain PaChuHO 캡처,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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