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상대 불법 성형수술한 필리핀 병원···도주에 이용 의심
필리핀에서 범죄자를 상대로 불법 성형수술을 진행한 무허가 병원이 현지 당국에 적발됐다고 9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수사기관은 불법 온라인 도박 업체를 고리로 한 사기, 인신매매를 포함한 중범죄자들이 이들 병원에서 도주 목적으로 성형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 직속 조직범죄대책위원회(PAOCC)는 지난 5월 마닐라 남부 파사이시 지역에서 불법 의료 시설이 운영 중이라는 제보를 받고 병원을 급습했다.
병원에는 모발 이식용 장비와 치과 임플란트 기기, 미백 등 피부 관리 장비, 수술대 등이 놓여 있었다. 위원회는 중국인과 베트남인으로 구성된 총 5명 의사, 약사, 간호사 집단을 체포했는데, 이들 중 누구도 필리핀에서 의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하지 않았다.
필리핀 당국은 이같은 무허가 성형 병원의 주 고객이 포고(POGO) 관련 범죄자들이라고 보고 ‘포고 병원’이란 별칭을 공식 브리핑에서 쓰고 있다. 포고는 도박이 불법인 중국 본토의 고객을 겨냥해 필리핀에서 운영되는 온라인 카지노다. 윈스턴 존 카시오 PAOCC 대변인은 이런 병원이 고객에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지 않아 수배자나 불법 체류자도 이용할 수 있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범죄자 도주에 성형수술을 악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포고는 불법 도박을 넘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사기, 인신매매, 밀입국 알선 등 중범죄 활동의 위장 수단으로도 쓰여 우려가 더 크다. 카시오 대변인은 “이 모든 지하 병원들을 폐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필리핀 이민 당국은 적발을 피하고자 성형수술을 받은 중국인 폭력조직원 1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당국은 전국에 불법 병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대변인은 적발된 병원을 포함한 불법 병원 2곳을 몇 주 안에 폐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BBC에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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