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플랫폼, 발전소 운전 정보 시스템 국산화 성공
동서발전과 합작으로 탄생…200억 원 예산 절감 효과
플랜트 분야 소프트웨어 시장 국산화 바람 확산 기대
[더팩트ㅣ당진=천기영 기자] 소프트웨어 전문 중소기업인 가온플랫폼(대표 조만영)이 한국동서발전(사장 김영문)과 함께 발전소 운전 정보 시스템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실시간 운전 정보 시스템을 국산화함으로써 프로그램 라이선스 비용과 유지관리비, 추가 설비 건설 때마다 들어가는 설치비를 절감하게 돼 경제적으로 200억여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우수성이 입증된 실시간 운전 정보 감시 프로그램이 국내 발전사는 물론 외국산 제품을 사용 중인 플랜트 사업으로 확산될 경우 플랜트 분야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국산화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10일 가온플랫폼에 따르면 지난 5일 한국동서발전 이창렬 안전기술부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운전 정보 시스템 국산화 시범운영 발표회'를 가졌다.
운전 정보 시스템은 대규모 발전설비의 핵심 운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이상 여부를 진단함으로써 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발전소의 지휘부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한국동서발전을 비롯한 발전 자회사들은 그동안 외국 회사 시스템을 사용해 오다 이번에 한국동서발전이 국산 제품으로의 성공적인 교체를 단행함으로써 혁신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은 한국동서발전의 직원들과 핵심적인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
가온플랫폼은 한국동서발전과 가스터빈 예측 진단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국내 5대 발전사에서 운영 중인 실시간 운전 정보 시스템이 외국 제품인 데다 높은 라이선스 비용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술 장벽으로 신속한 조치가 되지 않아 담당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조만영 대표는 혈세나 다름없는 많은 돈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도 문제지만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후 가온플랫폼은 한국동서발전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발전 플랜트를 면밀히 분석하며 고민한 지 6개월 만에 해법을 찾았다.
국산화 방안을 찾아낸 가온플랫폼은 한국동서발전에 국산화 계획을 설명하고 시험작동(Test bed)을 제안했으며 가온플랫폼으로부터 혁신적인 제안을 받은 한국동서발전은 사내 전문가들의 면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제안을 승낙했다.
이후 6개월간의 시험작동은 대성공이었으며 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동서발전 이창렬 기술부사장의 남다른 안목과 국내 기술력 향상을 위한 마인드가 빛을 발휘했다.
수십 년간 운영 과정에서 신뢰성이 검증된 외국 기업에 대한 편견을 내려놓고 담당자들의 기술 검토 사항을 믿고 생면부지로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중소기업에 기회를 준 것은 이창렬 부사장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동서발전 국산화 프로젝트 담당자인 한경묵 팀장은 "기존 외국산 프로그램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 그래픽 구성, 확장성이 뛰어나다"며 "자체 AI 프로그램과 연계 및 돌발상황 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함에 따라 전력 계통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산화를 성공시킨 조만영 가온플랫폼 대표는 2019년 ‘가치 친화형 플랫폼의 기술사업화’란 목표 아래 소프트웨어 전문회사인 가온플랫폼을 창업해 6년 만에 대전연구개발특구에 본사 사옥 건물을 건축하고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다.
짧은 기간에 가온플랫폼이 이처럼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설립자인 조만영 대표의 특이한 경력과 투철한 국가관이 있다.
조만영 대표는 부친에 이어 해군 잠수함사령부에서 정보통신사로 15년간 근무하면서 해군 209급 잠수함 통신체계를 국산화하는 등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 애국'이란 마인드로 살아왔다.
가온플랫폼은 규모는 작지만 업계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아 소프트웨어 관련 국내 특허 8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ICT 특허경영대상, 제58회 발명의 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기업 경쟁력 대상 및 기술혁신 우수기업상 등을 수상했다.
조만영 대표는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할 수 있기까지 개발업체들의 꾸준한 연구개발이 중요하겠지만 한국동서발전과 같이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당하면서도 국내 중소기업에 기술개발 기회를 준 사용자들의 노력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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