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한테 얘기' 당사자들 구명 로비 부인…임성근 "시기상 불가"
유영규 기자 2024. 7. 10. 16:21
▲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투자자문사 전 대표 이 모 씨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VIP'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당사자들은 이런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임 전 사단장은 오늘(10일)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청와대 경호처 출신인) A 씨든 이 씨든 임성근을 위해 누군가를 상대로 로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은 지난해 7월 28일 오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는데, 이 씨나 A 씨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에 대한 결재를 번복한 7월 31일까지 이 사실을 알지 못했으므로 구명 로비를 할 수도 없었다는 취지입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30일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와 임 전 사단장을 해병대사령부로 분리 파견하는 인사 조치 계획을 대면으로 보고받았는데, 이튿날 점심 무렵 김 사령관에게 전화해 수사 결과 경찰 이첩 보류와 임 전 사단장 정상 출근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 전 사단장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것은 그 이후인 지난해 8월 2일입니다.
임 전 사단장은 "사의 표명 전후로 어떤 민간인에게도 그 사실을 말한 바 없다"며 "A 씨가 사직 의사 표명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언론을 통해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 씨와는 한 번도 통화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보도하기 전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객관적 사실관계의 확인과 검증, 비판적 검토를 거쳐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씨 역시 임 전 사단장을 위해 '구명 로비'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해병대 출신인 이 씨는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2차 주가조작'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입니다.
이 씨는 언론 통화에서 "저는 임성근을 모르고, (언론에 보도된 통화 녹취는) 후배들이 하는 얘기를 인용한 것"이라며 "녹취를 제보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야지 편한 부분만 잘라서 하는 건 잘못됐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나선 것처럼 보이도록 대화가 편집됐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이 전 장관 역시 "구명 로비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이 전 장관을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오늘 언론에 "장관은 사건 이첩 보류 지시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대통령실을 포함한 그 누구로부터도 해병 1사단장을 구명해 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고 그렇게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른바 '골프모임 단톡방' 참여자인 공익제보자 B 씨가 지난해 8월 9일 이 씨와 통화한 녹음파일 등을 제출받아 조사 중입니다.
해당 대화 녹취에는 이 씨가 "임성근이? 그러니까 말이야. 아니 그래서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그래가지고 A가 전화 왔더라고", "그래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라고 말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공수처는 녹취에 등장하는 VIP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이 씨가 실제로 구명 로비를 했는지 아니면 과장해서 이야기한 것인지 등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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