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수소에너지고속도로 구축해 글로벌 수소경제 주도권 선점한다
울진 원자력수소산단 등서 생산해
천연가스처럼 파이프라인으로 수송
수소환원제철소·車충전소 등 공급
정부와 전국 각 지자체가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경북도가 수소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선언해 주목받고 있다. 송유관이나 천연가스 배관망처럼 울진원자력수소국가단산과 포항 수소복합터미널 등에서 도내 주요 소비지까지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배관망을 구축해 수소경제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한 구상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1일 민선8기 2년 경북도정 브리핑에서 ‘대구경북 국가 수소에너지고속도로’ 구상을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울진 원전수소국가산단과 포항 수소복합터미널, 경북도내 각 지역으로 총연장 1,000㎞의 수소배관망 구축이 골자다.
구상에 따르면 TK수소에너지고속도로는 경북도가 1단계로 포스코에서 포항시 동해면ᆞ구룡포읍 일대 블루밸리국가산단까지 16㎞ 구간에 320억 원을 들여 구축 중인 수소파이프라인을 포함, 울진 포항 경주 경산 구미 문경 안동 등을 잇는 총연장 1,000㎞의 주배관과 분기 파이프라인을 민자 등을 유치해 구축한다.
2단계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포항 신항에서 영덕을 거쳐 울진 원자력수소국가산단까지 134㎞ 구간에 2,680억 원을 들여 주배관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용역대상에 선정돼 성사 가능성이 높다. 울진 원자력국가산단서 생산할 청정수소를 향후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에 공급하는 게 주목적이다.
2029년 이후 3단계 사업이 본격화한다. 3단계 포항-경주-영천-경산-대구-구미-김천까지 200㎞, 4단계 김천-상주-문경-예천-안동-울진까지 350㎞ 총 700㎞의 주배관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주배관망을 완성하면 5단계로 지역별 수소연료전지발전소나 수소기지 등에 총 300㎞의 분기배관망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이 같은 수소에너지고속도로 구축에 필요한 예산 2조 원을 민간투자 중심으로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수소에너지고속도로가 구축되면 울진 원전수소국가산단에서 생산할 청정수소와 포항에 건설 예정인 수소복합터미널로 들어오는 수입산 수소 등을 포항은 물론 경산 구미 김천 등 도내 주요 수소 소비지로 저렴하고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TK수소에너지고속도로망의 핵심 축인 울진 원자력수소국가산단은 국내 굴지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이미 입주 의사를 밝혀 최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다.
경북도는 현재 울진원자력수소산단에 7,000억 원을 들여 100㎿급 수전해수소생산기지를 구축키로 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용역사업을 추진 중이다. 울진원전 전력을 이용해 물분해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경북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소차나 연료전지 등에 쓰이는 수소는 80% 이상이 천연가스등에서 추출한 ‘그레이’ 수소다. 수소를 쓸 때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나 대기오염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지만, 수소 생산과정에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수전해법은 수소 생산과정에 탄소 배출은 별로 없지만 아직 효율이 낮은 데다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할 경우 친환경적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울진 원자력국가산단이 주목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선 탄소배출이 적은 울진원전에서 발전한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면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현재 수소 1㎏ 생산에 50㎾/h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다. 원전 발전단가가 1㎾/h에 55~60원인 점을 고려하면, 원전 전력으로 수소를 만들면 수소 1㎏ 생산에 3,000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이 드는 셈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은 발전단가가 높아 현실성이 없다.
울진원전 전력만으로 부족한 만큼 울진원자력수소국가산단에서는 세계각국의 개발경쟁이 치열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력으로 수소생산도 추진 중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부고속도로가 대한민국 산업화의 대동맥이 됐고, 초고속인터넷망이 IT강국 코리아의 모세혈관이 되었듯이 글로벌 수소경제 주도권 확보를 위해 대구경북 전역에 선도적으로 수소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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