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보양식으로 무더위 이겨낸닭 [떴다! 기자평가단]
삼복더위가 따로 없는 여름이다. 날이 갈수록 여름은 더 빨리 다가와 더 맹렬히 기승을 부린 뒤 천천히 끝난다. 이 지독한 여름철 에서도 가장 푹푹 찌는 시기가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의 삼복 기간. 몸과 마음이 허한 이들은 보양식을 찾기 마련이다.
여름철 최고 보양식은 단연 삼계탕이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맛도 영양도 든든한 삼계탕을 가정간편식(HMR)으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생닭과 각종 약재와 찹쌀을 손질해 종일 팔팔 끓이는 수고도 이젠 안녕이다. 봉지를 뜯거나 봉지째로 몇 분만 냄비에 끓이면 완성이다.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1인 가구에 제격이다. 고물가에 외식하러 나가면 어쩐지 눈물이 흐르는 장삼이사 직장인들에게도 딱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무더위에 요리할 기력도 없는 당신을 위한 삼계탕 간편식 4종 평가다. 시중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면서 가장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이름을 떨치는 대표 상품들로 준비했다. 국가대표 삼계탕 간편식 4종은 어떤 맛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매일경제 기자들이 시행착오를 대신했다.
먼저 밝혀두자면 이번 삼계탕 평가는 제품마다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평가가 갈릴 만큼 치열했다.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평가에 참여한 기자들은 "음식에 우열은 없으니 각자의 취향에 좀 더 맞는 제품을 고르는 데 참고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삼계탕 간편식 1위 자리는 하림의 냉동삼계탕(1만980원)이 차지했다. 평가에 참여한 4명의 기자 중 3명에게서 최고점을 받으면서 '닭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림 삼계탕은 24시간 이내에 갓 잡은 닭고기를 사용해 신선함과 본연의 맛을 살리고, 영하 35도 이하 급속냉동을 통해 육질과 풍미를 보존한 것이 특징이다. 손질한 닭발을 4시간 이상 끓여낸 진한 육수에 수삼·대추·찹쌀 등 7가지 재료를 더해 깊은 맛을 구현했다.
가장 많은 호평은 푸짐한 양이었다. 안병준 기자는 "다른 제품에 비해 찹쌀과 국물이 많이 들어 있어 한 끼 식사로 푸짐하고 가성비가 좋았다"고 말했고, 박창영 기자는 "닭이 쫄깃하고 맛있으면서 국물과 밥의 양이 충분하다"고 호평했다. 반면 국물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평도 있었다. 안 기자는 "국물에서 닭냄새가 많이 나서 냄새에 민감한 사람은 싫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는 "국물이 묽고, 삼이 들어 있는 데도 진한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2위는 대상의 청정원 호밍스 녹두삼계탕(1만4000원)이 올랐다. 녹두삼계탕은 일반 외식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크기인 5호 닭(정육 기준 500g 이상)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하고 수삼·대추·찹쌀에 껍질을 벗긴 녹두를 넣어 영양분을 알차게 챙겼다. 압력밥솥에서 푹 고아내는 방식의 '고압가열공정'으로 육질이 부드럽고, 생산 직후 영하 35도에서 재빠르게 동결시키는 급속동결 공정으로 재료 본연의 식감과 국물의 신선함을 살렸다.
김금이 기자는 "국물 맛이 깊어서 한 입 떠먹으면 시중 음식점의 삼계탕 맛과 크게 다를 게 없다"며 "닭 양이 많아 한 끼 식사로 먹기에도 든든하다"고 호평했다. 정 기자는 "국물 간이 센 편이라 닭고기를 따로 소금에 찍어 먹지 않아도 되고, 닭 살코기가 탄탄하다"고 말했다. 안 기자는 "닭고기의 상태와 맛, 국물 등 전반적으로 균형이 좋다"면서도 "시중 제품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1000~2000원 높은데 이를 뛰어넘는 특별함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신중하게 평가했다. 박 기자는 "밥 양이 비교적 부족해 한 팩을 다 먹어도 배고플 수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3위는 신세계푸드의 '호텔컬렉션 한우사골삼계탕(1만2980원)'이 올랐다. 이름처럼 닭발과 닭뼈로 직접 우려낸 닭육수에 한우사골육수를 더해 감칠맛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계닭에 수삼·대추·찹쌀·통마늘 등 국산 원재료를 더했고, 갓 끓인 그대로 냉동해 간편식 특유의 뼈 으스러짐 현상을 잡아냈다.
한우사골삼계탕은 가장 강점인 한우사골육수 국물에 대한 평이 갈렸다. 그만큼의 풍미가 느껴진다는 호평 측과 기대에 비해 평이했다는 측이 나뉜 모습이다. 김 기자는 "사골육수 맛이 진하고 국물이 걸쭉한 편"이라고 한 데 반해, 안 기자는 "국물이 담백한 편이지만 육수 맛은 크게 나지 않았다"고 짚었다. 박 기자는 "(냉동 상태에서의 조리가 아닌) 해동한 다음 다시 끓이는 방식이 불편했다"며 "국물이 충분하지 않아 금방 졸아들었다"고 지적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삼계탕(1만1030원)'이 그 뒤를 이었다. 닭을 한 번 데쳐 기름기가 적은 담백한 국물맛이 특징이고, 실온 보관하다 전자레인지에 5~7분 데우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삼계탕 간편식이 모두 냉동 보관인 점과 비교하면 보관의 용이성이 극대화됐다. 기자들 평가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삼 향을 비롯해 맛이 강해 몸보신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평도 나왔다.
반면 "오래 끓이면 고기가 뼈까지 으스러져서 먹기 불편하고, 닭가슴살 부위는 많이 퍽퍽하다" "닭고기가 너무 무르고 뼈가 부서져 발라내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고기와 국물맛이 닭보다는 참치캔 맛에 가까운 가공된 맛에 가까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홍주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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