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전 허가 기간 단축' 법 제정…"친환경·에너지 안보 강화"

바이든, '청정에너지 위한 핵 가속 배치법'에 서명
'친환경' '에너지·경제 안보 강화' '전력 수요 충족' 목표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미국에서 신규 원자력 발전소 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초당적 법률이 제정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 법안을 통해 주요 국정 기조인 '친환경·저탄소', 에너지·경제 안보를 위한 '자국 내 핵연료 공급망 강화',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 수요 충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바이든 대통령이 원전 배치 가속화 및 소방관 지원 보조금 세출 승인 등의 내용을 담은 '2023 소방 보조금 및 안전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원자력 발전법'(HR 6544)과 '청정에너지를 위한 다목적 첨단 핵 가속 배치법'(ADVANCE Act)이 포함됐는데, 해당 법들은 전부 양당(민주당·공화당), 양원(상·하원)이 합의를 통해 제정한 것이다.

특히 핵 가속 배치법은 신규 원자력 발전소 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원전 기업들이 허가를 얻기 위해 내야 하는 수수료도 감액 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이 법안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이 같은 원자로에 대한 환경성 검토 절차를 간소화하고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글을 올려 "(이 법안이) 깨끗한 핵에너지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 환경·공공사업위원회 위원장인 톰 카퍼(민주·델라웨어)의원은 서면 성명을 통해 "오늘은 우리의 기후와 미국의 깨끗한 에너지 미래에 있어 중요한 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양당 법은 우리의 에너지와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며, 수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 무공해 에너지원의 지속적인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랭크 펄론(민주·뉴저지) 하원의원도 "핵에너지는 우리 전력망을 위한 탄소 없는 전력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 법안은 더러운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독립을 강화하며 경제적 안보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에너지·경제 안보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자국 내 핵연료 공급망 강화를 추진해 왔다. 특히 그간 우라늄 등 핵에너지 수입에 있어 러시아 의존이 상당했던 터라, 이를 저감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2022년 기준 미국 원전 구입 우라늄의 90% 이상은 해외, 특히 12% 이상이 러시아산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AI와 암호화폐 채굴 등 신산업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를 구동할 전력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탄소 없는' 전력 생산을 추구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원자력 발전에 점점 더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6월 기준 미국은 94기 원전을 가동하고 있어 전 세계 1위다. 6개월 전보다 1기 더 늘어난 상황이다.

미시간 주지사를 지냈던 제니퍼 그랜홀름 에너지장관은 지난 3월 "원자력은 탄소 없는 전기의 단일 최대 공급원으로, 전국적으로 10만개의 일자리를 직접 창출하고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간접적으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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