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면허정지 철회, 의대생 유급 구제…총력전 나선 정부

구무서 기자 2024. 7. 1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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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도 행정처분 철회
의대생, 사실상 수업 안 들어도 유급 방지
복귀 여부엔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 없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0일 서울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7.1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전공의 처분 철회에 이어 의대생 유급 구제에 나서며 복귀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복귀 여부에 상관 없이 모든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철회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증원 발표와 함께 전공의에게 진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가 6월4일에 복귀자에 한해 행정처분을 중단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전공의 복귀가 지지부진하자 정부는 복귀자 외에 미복귀자까지도 처분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단순히 처분 절차 중단이 아닌 '철회'라고 밝히며 향후에도 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전공의는 규정에 의해 사직을 할 경우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로는 복귀할 수가 없는데, 이번 9월 하반기 모집에 한해 특례를 적용하고 사직 후 1년이 되지 않아도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에 이어 교육부는 이날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 사실상 올해 수업을 듣지 않은 의대생들의 유급을 방지하기 위해 학기제를 학년제로 바꾸고 각 대학에 무료 보충수업을 권고했다.

본과 4학년은 의사 국시 실기시험 추가 실시를 복지부와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고, 예과 1학년은 F를 받은 과목이 있어도 유급되지 않도록 별도 예방 조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복지부와 교육부의 조치는 공통적으로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남아있거나 복귀한 전공의, 의대생과 차이가 없고 법과 원칙을 위배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선례를 남기는 등 부작용도 뚜렷하다.

그러나 이 조치들 모두 '공익'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게 두 부처의 생각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8일 "중증·응급환자의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전문의가 제때 배출될 수 있도록 수련체계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공익에 보다 부합한다는 판단 하에 고심 끝에 내린 정부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특별히 특혜를 주기 위한 조치가 아니고 공익을 위해서 정부가 이런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는 1090명으로 현원 대비 출근율은 7.9%에 불과하다. 지난 1일부터 출근율은 7.9%~8%를 오가고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요구하는 건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인 만큼 정부의 이번 조치들이 실제 복귀 효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은 "행정처분이나 복귀 제한 규정 때문에 못 돌아왔다면, 그래서 그게 없어져서 정부의 조치가 고맙다면 효과가 있을 텐데 지금은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이 요구해왔던 사직 수리 기준 시점을 2월 말로 처리하는 방안을 복지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2월을 기준으로 사직 수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6월 기준으로 사직서가 수리되면 그간 업무개시명령 불응으로 인한 법적 책임, 퇴직금 등 재정적 불이익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정부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게 6월4일이기 때문에 이 이후에 사직서를 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각 병원이 2월 말을 기준으로 사직서 수리를 하더라도 전공의들이 내년 3월에는 복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법적인 관계인데 자기들끼리 이렇게 한들 소급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다 기록이 돼있다. 그 기록된 걸 근거로 내년 3월에 그 자리로 복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 되는 걸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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