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비난하고, 못 가게 잡더니‥" '말 바뀐' 홍명보 '재소환'

이동경 tokyo@mbc.co.kr 2024. 7. 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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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발표한 뒤 축협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홍 감독의 처신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홍 감독은 지난 2022시즌, 임대선수 신분으로 활약하며 9골 1도움을 기록했던 아마노 선수가 시즌 종료 후 전북현대 이적을 선언하자,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노가 거짓말을 한 뒤 돈만 보고 전북으로 떠났다, 지금까지 만나본 일본 선수 중 최악"이라고 말한 겁니다.

아마노는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울산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반면, 전북은 영입에 적극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홍 감독은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홍명보/울산HD 감독(2023년 1월)] "제가 그걸 모르고 (기자회견을) 할 순 없는 거죠. 개인적으로 그 사람을 인신공격하거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직 수락 이후, 홍 감독의 행보가 아마노의 이적과 다를 게 뭐냐는 비판이 울산 팬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울산HD 감독직을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터라,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는 겁니다.

[김기원/울산HD 서포터즈 의장(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어제)] "믿어주는 팬들이 있는데 그걸 다 등지고 이렇게 떠나버린다는 것은 너무 큰 뒤통수를 치는 행위이고 감독님이 평소 말씀하셨던 언행이라든가 그런 거에 너무 반하는 행동이고 팬 분들도 이렇게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차라리 그냥 빨리 말을 해주고 미리 어느 정도 언질을 줬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서운하고 배신감을 안 느꼈을 텐데 안 가신다고 믿음을 주시고 갑자기 이러시니까 더 그거에 대해서 분노를 하시는 거죠."

홍명보 감독의 만류로 해외 이적 대신 울산 잔류를 결정했던 김영권 선수의 일화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중동팀으로부터 거액 연봉을 제시받았던 김 선수는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팀을 생각해 달라'는 홍 감독의 요청에 뜻을 접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천수/전 축구 국가대표(유튜브 '리춘수', 2023년 9월)] "얼마 전에 영권이한테 중동 오퍼가 왔는데 이제 지금 연봉의 3배 정도? 근데 그 오퍼를 거절하고 울산에 남기로. 그래서 (홍)명보형이 고맙다고 그런 얘기를 했던 게 있어. 그치?"

[김영권/울산HD 선수(유튜브 '리춘수', 2023년 9월)] "사실… 가고 싶다고 했어. 근데 감독님이 고민을 해보겠다. 그래서 이제 한 며칠 기다렸지. 그런데 결국에는 '안 갔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셨지. 감독님이 워낙 '팀을 위해서 한 번만 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핵심 선수의 이탈을 공개 비난하고 이적을 고민하는 선수를 만류했던 입장에서 결과적으로 자신의 거취에 대한 말은 바꾼 셈이 된 홍 감독이,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만 사령탑 공석의 장기화로 한국축구의 핵심인 대표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하는 축구협회의 거듭된 요청을 홍 감독이 계속해서 거절하긴 어려웠을 거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아직 울산HD 감독을 사임하지 않은 홍명보 감독은 오늘 저녁 광주FC와의 경기 후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동경 기자(tok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society/article/6615880_364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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