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전북 안에서도 '들쑥날쑥' 장맛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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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계속된 9일 오후 대구 중구 남산동 교차로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늘(10일) 오전 0시 51분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1시간 동안 146㎜'라는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졌지만, 당시 수도권 북부와 전남 남해안, 제주엔 비 한 방울 안 내린 지역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당시 제주는 한밤인데 기온이 29.5도로 30도에 육박했습니다.
남북으로 길이가 최대 500㎞ 정도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극과 극'의 날씨가 나타난 셈입니다.
기후변화로 앞으로 이런 현상이 늘어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습니다.
어청도엔 어제 오후 11시 51분부터 오늘 오전 0시 51분까지 146㎜ 비가 내렸습니다.
기상청 관측기록을 보면 1시간에 140㎜가 넘는 비가 쏟아진 사례는 1998년 7월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면에 1시간 동안 145㎜ 비가 온 것이 유일합니다.
국내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거센 호우가 지난밤 어청도에 쏟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청도에 비가 쏟아질 때 약 80㎞ 떨어진 전북 부안군엔 시간당 3㎜ 정도 약한 비만 내렸습니다. 군산과 부안을 비교해도 군산에 1시간 동안 131.7㎜ 비가 내렸을 때 부안엔 비가 시간당 4㎜ 정도 왔습니다.
이번 비는 남쪽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 건조공기가 손바닥을 부딪치듯 '면대면'으로 만나 정체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가면서 내렸습니다.
당초 많은 비가 예상됐었습니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남서풍에 저기압 전면에서 부는 남서풍이 합쳐져 남서쪽에서 수증기 공급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남서풍이 불 때 비구름대가 남북으로도 퍼지면서 전국에 비교적 고르게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전망은 실제와 달랐습니다.
우리나라 북쪽에 기압능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기압능이 예상보다 강하게 건조공기를 내려보내면서 비구름대 북상이 저지됐고, 이로 인해 다량 유입된 수증기가 전북과 충청 지역에서 응축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올해 장마가 끝나진 않았지만 '남북으로 폭이 좁고 동서로 길이는 긴' 비구름대가 송곳이 찌르고 들어오는 것처럼 일부 지역만 지나는 모습은 이번 장마의 특징으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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