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편수 급감과 노래방 도우미 뛰는 지망생 비스티 보이즈[이슈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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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7월 9일 밤.
취기가 잔뜩 오른 여성 한 명이 카운터에 도우미 가능 여부를 물었다.
초이스가 가능한 도우미들이 더 있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1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
연쇄 나비효과로 연기 지망생들이 눅눅한 지하 노래방 도우미로까지 밀려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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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기자]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7월 9일 밤. 서울 광진구 건대 근처 지하에 있는 한 노래방. 엔터 관계자 두 명과 기자까지 일행은 3명. 취기가 잔뜩 오른 여성 한 명이 카운터에 도우미 가능 여부를 물었다.
잠시 후 여성 도우미는 안 되지만, 남성 도우미는 된다고 했다. 여자 도우미는 혼성 손님 방을 꺼려 섭외가 어렵다는 설명. 잠시 후 실장이라는 남성 한 명과 20~30대로 보이는 남자 4명이 좁은 룸에 들어왔다. 나이키 크로스백을 멘 실장은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애들 인사 좀 드릴게요”라고 입을 뗐다. 열중쉬어 자세를 한 왼쪽 남부터 차례대로 1번, 2번, 3번, 4번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선수들, 잠깐 밖에 나가 있을게요”라고 하자 이들은 일사불란하게 퇴장했고, 실장은 두 여성에게 “어떻게 애들 더 보실래요?” 라고 물었다. 초이스가 가능한 도우미들이 더 있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1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 “그냥 앉히자.” 그렇게 선택된 두 남성 도우미가 들어와 지정된 자리에 각각 앉았다. 어색한 뻘쭘함은 잠시, 건배를 시작으로 도파민을 유발하는 생산성 제로 대화가 오갔다.
가명이겠지만 민과 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둘은 약 두 시간 동안 노래 선곡 버튼을 눌러주고, 자본주의 미소로 술을 따라주며 열심히 흥을 돋웠다. 노래도 수준급이었다. 둘은 놀랍게도 연기 지망생이라고 했다.
예비 연예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한 번 더 쳐다보게 되고 여차하면 지명 손님을 만들 수 있다는 얕은 전략인 걸까. 처음엔 거짓말인 줄 알았지만, 단역으로 출연한 드라마와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현장 경험기가 제법 그럴 듯했다. 그러다 밥차와 출연료 지급 방식의 부당함을 지적할 때 신빙성 지수가 급상승했다.
둘 다 현재 기획사는 없지만, 알음알음 알게 된 캐스팅 디렉터와 스태프 형들이 있다며 그들과 주고받은 카톡을 보여주기도 했다. 금기 질문이지만 ‘왜 이런 일을 하냐’고 묻자 민은 거리낌 없이 받아쳤다. 낮에 친구가 하는 에어비앤비 사업을 돕고 있다는 그는 “범죄도 아니고 여기서 다양한 사람을 관찰하고 겪으며 인생 공부하는 셈 친다. 공짜 술 마시고 돈도 벌고 가끔 손님한테 적잖은 팁을 받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손님 집으로도 호출이 되지만 자신은 그건 안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훈이는 “별의별 진상 손님을 상대하다 보니 욱하고 현타가 올 때도 있지만 목표액 3,000만원만 모으면 미련 없이 그만둘 것”이라고 했다. “그걸로 학자금 대출 빚 갚고 일본 한 달 살기 한 뒤 미리 봐둔 연기 아카데미에 등록할 것”이라고 했다. 최애 배우 이병헌 출연작을 워낙 많이 봐 그의 연기 성대모사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 훈이는 “언더에 끼 많고 연기 잘하는 애들이 차고 넘치지만 메이저로 올라갈 끈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들고 서럽다. 인생은 결국 운칠기삼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둘은 작년까지 프로필 투어와 오디션을 열심히 다녔지만 올 초부터 연기 도전 개점 휴업 상태다. “작년 말부터 드라마 편수가 급감해 정보도 없고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주인공 소속사의 끼워팔기도 부쩍 늘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지만 그래도 꿈틀해야 뭐라도 떨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상위 5% 주인공들은 더 많은 부를 독식하지만, 남자 2, 3번부터 배역이 축소되고 있는 요즘. 연쇄 나비효과로 연기 지망생들이 눅눅한 지하 노래방 도우미로까지 밀려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했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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