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F학점 맞아도 유급 안시킨다…교육부, ‘미완 학점’도 도입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2024. 7. 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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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5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학사 일정을 '학기제'가 아닌 '학년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각 대학이 성적 처리 기한을 학년 말까지로 늦추고, 수업에 빠진 학생에게 F학점 대신 미완의 학점인 I(Incomplete)학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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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으로 텅 비어 있다. 2024.3.22/뉴스1
정부가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5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학사 일정을 ‘학기제’가 아닌 ‘학년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또 의대생들이 일부 과목에서 낙제점(F학점)을 받더라도 유급되지 않도록 각 대학이 성적 처리 기한을 학년 말까지로 늦출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 ‘특혜’라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공익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의대생들의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가 8일 모든 전공의에 대해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이어 의대생들에 대해서도 돌아오기만 하면 유급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 발표하고 있다. 2024.7.10/뉴스1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각 대학은 현재 운영 중인 교육 과정과 성적 평가를 학기가 아닌 학년 단위로 전환할 수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매 학년도 30주 이상 수업 일수를 확보하도록 규정해 상당수의 대학은 1년을 2학기로 나눠 학기당 15주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학년제로 전환하면 1학기 수업을 듣지 않은 의대생들은 학년 말까지 수업을 마칠 수 있다.

정부는 또 각 대학이 성적 처리 기한을 학년 말까지로 늦추고, 수업에 빠진 학생에게 F학점 대신 미완의 학점인 I(Incomplete)학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이 I학점을 받은 과목에 대해 보충 수업을 들으면 각 대학이 보완된 평가를 반영해 성적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수업 운영 방식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담겼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의대생의 교과목 학습량 등을 고려해 야간·원격 수업을 할 수 있고, 수업 일수가 부족할 경우 주말 강의도 가능하다. 이 부총리는 “별도의 학기나 과정이 새롭게 개설되는 경우에도 수업에 복귀하는 학생들에게는 추가 학기 등록과 관련해 재정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의예과 1학년의 경우 F등급을 받더라도 유급 없이 진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의예과 1학년이 F등급을 받은 받은 경우 유급 없이 해당 수업을 2학기 또는 상위 학년에서 들을 수 있도록 대학이 조치할 수 있다.

정부가 의대생들의 집단유급 판단 시기를 내년 2월 말까지 미루기로 결정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앞을 시민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2024.7.10/뉴스1 ⓒ News1
이 부총리는 이번 조치가 특혜가 아닌 공익을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 부총리는 “정부가 탄력적인 학사 운영 방안에 대해 발표한 것도 결국은 의료 수급, 의료 안정을 위해서”라며 “지금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 분들, 미래의 의료 체계의 안정성 이런 것들을 위해 정부가 내린 조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특혜를 주기 위한 조치가 아니고 공익을 위해서 정부가 이런 조치를 했다는 말씀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 이 상황이 개별 학생들의 완전 자율적인, 독자적인 결정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상황이라기보단 (수업 거부라는) 집단 행위를 강요하는 사례들도 나타나지 않았느냐”며 “여러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의료 인력 수급에 있어 학생들이 계속 미복귀하게 된다면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국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공익적 측면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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