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젠슨 황 만나는데…사법리스크 악재 겹친 카카오 AI

이정현 기자 2024. 7. 1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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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AI(인공지능) 사업에 먹구름이 끼었다.

AI 개발이 늦어지자 정 대표는 지난달 안산 데이터센터 기자간담회에서 "말로만 하면 공허하고 연내에 카카오에 맞는 AI 서비스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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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카카오의 AI(인공지능) 사업에 먹구름이 끼었다. 정신아 대표가 나서서 연말까지 '말'이 아닌 '서비스'로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으나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최수연 대표가 나서 AI 사업을 확장 중인 네이버(NAVER)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10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신설한 조직 '카나나'를 중심으로 AI 모델 및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카카오는 카나나를 대표 직속 조직으로 두고 AI 기술을 카카오 서비스와 결합하기 위해 시도 중이다. 다만 최근 김일두 전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가 퇴사하는 등 본격적인 개발보다 조직 완성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카카오가 AI 사업에 힘주는 이유는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한국형 언어모델인 'KoGPT(코지피티) 2.0'을 공개하기로 했으나 모종의 이유로 무산됐다. AI 개발이 늦어지자 정 대표는 지난달 안산 데이터센터 기자간담회에서 "말로만 하면 공허하고 연내에 카카오에 맞는 AI 서비스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카카오가 AI 사업에 몰두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난하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날(9일) 김범수 창업자가 시세조종 의혹 등으로 검찰에 소환되면서 카카오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검찰 소환은 조사 막바지에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뤄지는 만큼 김 창업자에 대한 검찰의 기소 가능성이 나온다. 창업자와 주요 경영진이 재판에 들어가면 해외 사업이나 투자 유치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만난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사진제공=네이버 인스타그램

카카오의 이런 모습은 경쟁사인 네이버와 비교돼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 자체 생성형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네이버는 최근 은둔의 경영자로 알려진 이해진 GIO까지 나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를 만나는 등 AI 사업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다. 최수연 대표도 지난 5월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과 AI 대담을 진행하는 등 취임 이후 줄곧 관련 행보를 이어간다.

네이버가 자체 서비스에 AI 기술을 결합해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도 카카오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스노우 AI 프로필 기능으로 큰 이익을 거둔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AI 필터, 대화봇, AI 글쓰기 도구, AI 큐시트 등 이용자향 AI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선보인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Cue:(큐:)'를 계속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는 사업 특성상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자회사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데 최근 본사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강화한 상황에서 이렇게 사법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 의사결정 등 향후 사업에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사법리스크가 길어지는 것보다 빨리 끝나는 게 낫다는 반응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처음부터 수익성 있는 AI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것 같은데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에게 먼저 경험을 제공한 뒤 트래픽을 확보해야 수익성으로 이어졌다"며 "발표 시점을 계속 미룰수록 이용자들의 기대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처럼 작고 단순한 서비스라도 이용자들에게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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