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아찔한 사고”…극한 장맛비에 `포트홀` 위험 주의보
“타이어 펑크”, “피하다 차선 침범” 어려움 토로
전문가들 “내구성 있는 도로 포장 필요”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외근이 잦은 직장인 전모(37)씨는 최근 운전을 하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자동차가 포트홀 부근을 지나가다 덜컹거리는 순간, 휴대전화 거치대가 바닥으로 떨어져 주우려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해서다. 전씨는 “지구 온난화 영향 때문인지 비가 많이 와서 포트홀도 많아지니까 타이어 펑크도 잘 생긴다”며 “‘포트홀’(Pot-Hole, 도로파임)을 피하려고 핸들을 살짝 꺾어서 다른 차선을 침범하는 것도 위험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로 위 지뢰 ‘포트홀’…잦은 비에 곳곳서 출현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7시 15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인근 차도에는 50㎝가량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이를 발견한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은 차량 접근을 통제했다. 중구청에 보수를 요청했고 모래주머니로 임시조치를 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포트홀이란 도로 표면의 포장재가 깨져 생긴 도로 파임 현상을 가리킨다. 빗물이 아스팔트에 스며들면 수압 때문에 팽창하면서 균열이 생기는데, 그 위로 차량이 지나갈 때 차의 하중이나 진동을 버티지 못하면서 포트홀이 생긴다. 주로 봄철 해빙기와 여름철 우기에 집중적으로 늘어난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의 정상적인 주행을 방해하는 포트홀은 타이어에 구멍을 내거나 휠을 파손하기도 한다. 운전자들이 포트홀을 피하려고 급하게 차선 변경을 시도하거나 급제동하면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비가 내리거나 어두운 밤에 포트홀이 잘 보이지 않아 더욱 위험하다.
전씨뿐만 아니라 택시·배달 기사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배달 일을 하는 이모(32)씨는 “지난 7일 오토바이로 내리막길에서 내려오다가 움푹 파인 곳을 밟았다”며 “충돌한 것과 같은 소리가 나서 겁이 났는데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앞으로 비 오는 날에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김모(78)씨는 “비가 많이 내리면 시야가 가려져서 포트홀이 안 보이는 경우도 많다”면서 “타이어가 터졌던 기억도 있어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날씨 변화로 올해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서울에서는 포트홀은 1만9099건이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73%가 증가한 수치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4만여건의 포트홀이 발생할 수도 있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처럼 비가 많이 와서 왔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가운데 차들이 왔다 갔다 하면 본격적으로 9월에 (포트홀이) 많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도 현 상황에 맞춰 대책을 내놓은 상태이다. 서울시는 버스와 택시 2000대 정도에 AI(인공지능) 영상 탐지기를 탑재하고 있다. 버스와 택시 대중교통에 설치된 영상 탐지기는 주행 중에 발견된 포트홀의 사진과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련 부서에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또 1048명의 시민들로 구성된 차도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상시 포트홀 신고 접수를 받고 있으며, 자체 순찰을 통해 포트홀을 신속하게 보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로 공사 시 품질 관리를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조언을 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포트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예방 차원에서 도로를 포장할 때 좀 더 내구성 있는 재료를 쓰는 등 품질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면서 “지자체들이 포트홀 발생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일반 시민도 적극적으로 신고해 이른 시일 내에 복구될 수 있도록 협조하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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