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의 귀환… “돈 꿔줄 때 빚내서 집사자”

조은임 기자 2024. 7. 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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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외곽지역까지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정책상품을 등에 업고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실은 매수시점은 지난 1~2월이 가장 좋았다"면서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 상당수는 현재 상승장 초입에서 집을 살 지 말 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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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성북·강북구 등서 ‘신고가’ 속출
금리인하 기대감에 신생아대출까지
“DSR 강화에 타이밍 놓칠 우려”

서울의 외곽지역까지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족’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정책상품을 등에 업고 9억원 이하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자산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를 빗겨간 반포로 몰리고 있다. 반면 ‘내 집 마련’ 계획이 없거나 형편이 되지 않은 사람들은 또 다시 ‘벼락거지’가 되는 박탈감을 느끼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아이파크 전용 180㎥는 지난 월 9억2000만원(11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성북구 보문동의 신축 아파트 보문리슈빌하우트도 지난 4월 전용 59㎡가 10억5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강북구 수요동 삼성빌리지는 지난 6월 전용 84㎡가 5억1300만원(2층)에 거래되면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단지 전경./조은임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전용 49㎡에 거주 중인 이모(40)씨는 “요즘 조금 더 넓은 집을 인근에서 알아보고 있다”면서 “지금 이 일대 아파트 가격도 오르는 데 타이밍을 놓치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외곽 지역까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젊은 ‘영끌족’들이 다시 움직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년 전 급등기에 시장을 움직인 건 저금리 대출을 최대로 활용한 20~40대였다. 금리인하가 예고되면서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연 2.88%다.

정책 상품도 영끌족들의 돈줄이 됐다. 신생아특례대출이 대표적이다. 2023년 이후 아이를 낳은 가구에 한해 9억원 이하 주택에 5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지원하는 정부 상품이다. 일반 대출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고 금리도 최저 1%대로 낮다. 신생아특례대출은 올 상반기에만 6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상승기가 시작된 곳은 강남권이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지 않은 반포에 신축이 대거 들어서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입주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전용 84㎡ 가장 최근 거래가가 42억5000만원(18층)으로 평당 1억2500만원을 기록했다.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전용 112㎡가 지난 4월 57억원(11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세웠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집을 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본래 이번 달 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화비율(DSR)이 강화될 예정이었는데, 이는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사람의 자금여력을 더 틀어막을 수 있는 요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사실은 매수시점은 지난 1~2월이 가장 좋았다”면서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 상당수는 현재 상승장 초입에서 집을 살 지 말 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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