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모디, 나토 회의 날 푸틴 만났다…"경제 협력 늘릴 것"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5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쟁은 평화의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모디 총리에 푸틴은 "우크라이나 위기에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면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미국과도, 이 나라와 대립하는 러시아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인도의 외교 노선이 다시 드러났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전쟁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평화는 대화와 외교를 통해 추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든, 테러든 인류애를 믿는 사람이라면 인명 피해가 있을 때 고통스러워한다"며 "무고한 아이들이 죽임을 당할 때 심장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고통이 든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어린이 병원 등을 공격해 최소 41명의 사망자와 2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모디 총리가 양국 간 파트너십 심화를 위한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 위해 감성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우방으로 여기는 외국 정상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정면 비판받은 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모디 총리의 발언은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모디 총리에게 "평화적인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분쟁을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과 관심에 감사하다"고 담담하게 반응했다.
푸틴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2030년까지 양국 교역을 현재 650억달러(약 90조640억원)에서 1000억달러(약 138조5600억원) 규모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양국 무역장벽 철폐,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인도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원자력, 정유 및 석유화학, 에너지 인프라, 기술 및 장비 분야 등에서 협력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아울러 자국 통화를 사용하는 양자 결제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전날 모스크바 외곽의 대통령 관저로 모디 총리를 초대해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미소를 띤 푸틴 대통령이 모디 총리에게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부르며 "그를 만나서 기쁘다"고 말하는 영상은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 모디 총리의 러시아 방문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전날 인도와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에서는 9~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이 진행돼 소속 서방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와 관련해 비나이 콰트라 인도 외무 장관은 "이번 러시아 방문은 일정상 우선순위일 뿐"이라며 나토 정상회의와 모디 총리의 방러 사이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실망" 이 말 끝으로…'클럽서 스킨십' 들킨 정준영, 돌연 잠적? - 머니투데이
- '이혼' 한그루, 아이들 생각에 '울컥'…"아빠 집 가려 짐 챙길 때 뭉클" - 머니투데이
- 제니 태운 차, 불법주차 하더니 "딱지 떼도 돼"…실내흡연 논란에 과거 소환 - 머니투데이
- 3800만원 빚에 전세사기 당하고도 유흥비 펑펑…호구남편에 '폭발' - 머니투데이
- 박지윤 '파티' 저격했던 최동석 "난 아이들 만날 때 스케줄 안 잡아" - 머니투데이
- 트리플스타 녹취록 욕설난무…"난 X신 쓰레기, 걸리지 말았어야" - 머니투데이
- 고개숙인 카카오 김범수…석방 후 첫 마디 "성실히 조사 임할 것" - 머니투데이
- 북한, ICBM 기습발사…미국 대선 앞둔 김정은의 3가지 노림수 - 머니투데이
- 밀라논나 "삼풍 붕괴+아들 뇌수술로 인생 변해…수익 전액 기부" - 머니투데이
- '파산' 심형래, 14년 만에 '개그콘서트' 무대 올라…김영희와 호흡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