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600만원, 후배 장학금으로"…하늘로 간 대학생의 선물

이지현 기자 2024. 7. 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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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난 차수현씨. 그는 후배들이 꿈을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6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사진=대구대학교〉
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난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놨습니다.

10일 대구대학교에 따르면 생물교육과에 다니던 차수현 씨의 아버지 차민수 씨는 지난 6월 중순 학교를 찾아 대학 발전기금 600만원을 전달했습니다.

수현씨가 생전에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이었습니다.

지난 2021년 학교에 입학한 수현씨는 건강 검진에서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대장이나 직장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으로, 20년 전 수현씨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해 왔습니다.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병이었지만 수현씨는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보다는 자연치유를 택했습니다.

아픈 몸으로도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은 수현씨는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하고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고, 지난 6월 초 22살의 나이에 숨을 거뒀습니다.

수현씨는 병상에서 아버지에게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에 대해 얘기하며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교사를 꿈꾸던 수현씨는 모은 돈을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탁했습니다.

아버지 차민수 씨는 "딸이 4학년 때 하는 교생 실습을 그토록 하고 싶어 했는데, 그걸 하지 못해 매우 속상해했다"면서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이 돈이 교사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대구대학교는 수현씨가 평소 생활하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 벤치에 수현씨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겼습니다.

대구대학교는 수현씨가 평소 생활하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 벤치에 수현씨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겼다. 〈사진=대구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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