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김 여사 문자 '읽씹' 논쟁 일주일 째…총선 책임론 공방도
친윤 권성동 "한, 사과 이끌어냈어야…수사 검사인가"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지난 총선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읽씹 논란'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들에게 지나친 네거티브 공방을 자제하라고 경고하며 논란은 사그라드는 듯했지만 여권 안팎에서는 당시 김 여사가 메시지를 보낸 전후 사정이 알려지면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한 후보는 총선 국면에서 디올 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김 여사의 사과를 수차례 요구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 모두 사과할 뜻이 없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부 친한계 인사들도 한 후보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에 친윤계와 경쟁 후보들은 한 후보의 정무적 판단 부재로 김 여사 사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공세를 폈다.
진중권 동양대 특임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총선 직후 57분 간 전화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당시 김 여사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여사는 대국민 사과를 못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한다"며 "한번 사과를 하면 앞으로 계속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논리"라고 밝혔다.
또 진 교수에 따르면 김 여사는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한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을 거다. 이제라도 한 위원장과 대통령님을 화해시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친윤계 일각에서 한 후보가 진 교수에게 김 여사 메시지 원문을 전달했다고 주장하자 당사자가 나서 직접 반박한 것이다. 진 교수는 지난 총선 때 친윤계가 김 여사의 사과를 반대했는데, 6개월이 지난 전당대회 국면에서 '한 후보 때문에 김 여사가 사과하지 못했다'는 논리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친윤계는 여전히 한 후보가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 여사를 설득해 사과하도록 했어야 한다며 한 후보의 소통 능력 등을 공격했다.
'원조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어떻게 하든지 간에 김 여사의 사과를 이끌어 냈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한 후보가 직간접적으로 여사의 뜻을 확인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라며 "문자가 더 중요한 거지 직접 통화도 안 해보고 어떻게 확인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공적인 관계, 사적인 관계 이거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며 "정치인으로서 자세가 돼 있는 건지에 대해 제가 의문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사과를 이끌어낼 책임은 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있는 것"이라며 "그걸 마치 다른 사람한테 '너희들은 그 당시에 뭐 했냐' 이런 식의 공격은 비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아직도 그런 수사하는 검사의 마음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김 여사에게) 직접적인 접촉을 안 한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당시 대통령실과 김건희 여사는 사과할 의사가 없었다는 한동훈 위원장의 단정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보면 사과했을 때의 우려도 담겨있지만 사과하겠다는 뜻도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김 여사가 사과에 주저할 때와 같은 일이 생겼을 때 그 일을 해결 해달라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그 자리에 앉힌 것"이라며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과 소통하지 않고 차별화의 길을 가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단절되고 당은 사분오열 돼서 민주당의 탄핵 공세에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자 논란'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던 원희룡 후보 측은 지난 8일 선관위 요청에 따라 공격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다만 한 후보가 지난 총선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친인척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사천 의혹을 거듭 주장했다.
원 후보는 이날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최소한의 정당 방어 차원에서 두세마디만 하겠다"며 "비례대표 공천은 실제로 추천을 갖다 놓고 거기에 대해서 자격이나 당을 위한 가치를 (의논하는) 과정이 대통령실 쪽은 다 배제된 상태에서 한 전 위원장을 비롯한 5명 내외 (인사와) 많이 폐쇄적으로 논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갑자기 끼어들 사람들,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왔다는 뜻)'가 많이 있었다"며 "(공천을) 빼거나 이런 과정이 전부 두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 후보의) 주변 인물들, 그 다음 검찰 출신 측근이라는 두 방향을 향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를 향해선 "이 부분에 대해선 무엇이 과연 구태 정치고 사심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의혹에 대한) 근거는 때가 되면 제시할 것이다. 지금 밝히면 전당대회는 덮인다"고 날을 세웠다.
한 후보 측은 김 여사 문자 및 사천 의혹 등을 네거티브 공세로 규정하고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캠프 관계자는 "누구가가 먼저 공격을 하거나 문제 제기했을 때 그게 우리가 봤을 때 부당하고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필요한 최소한의 대응을 하겠다"며 "확전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사실관계만 파악해서 해주는 거지 사실 이런 논란이 계속되는 게 전대에 뭐가 도움이 되고 대통령실과 우리 당에 뭐가 도움이 되겠나"라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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