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대출 이자내면 ‘본전’ 또는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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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째 3.5%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올 상반기 이자를 내면 본전이거나 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기업 400개사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업 전망과 대응'을 조사한 결과 '이자 비용으로 인한 재무 상태 악화'를 겪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31.3%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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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기준금리가 지난해 1월부터 19개월째 3.5%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올 상반기 이자를 내면 본전이거나 적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기업 400개사를 대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업 전망과 대응'을 조사한 결과 '이자 비용으로 인한 재무 상태 악화'를 겪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3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규자금 조달 어려움'을 꼽은 기업이 27.8%로 그 뒤를 이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경영체제 도입'(16.5%), '설비투자, 연구개발 지연·중단'(10.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기업들은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에 따른 이자 비용 지출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보다 큰 기업의 비중은 40.1%로 지난 2022년의 34.6%에 비해 1년 만에 5.5%포인트 증가했다. 또 올해 1분기 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도 0.48%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에 대해 응답 기업의 55.2%는 '이자 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커 흑자'를 예상했고, '영업이익과 이자 비용이 비슷한 수준'은 30.2%, '적자'는 14.6%였다. 결국 흑자를 예상하지 못한 44.8%의 기업은 이자 비용을 내면 손익분기점이거나 적자 상태라는 의미다.
특히 중소기업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및 자산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대출 문턱이 높고,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크거나 영업 적자의 비중이 중소기업은 24.2%로 대기업(9.1%), 중견기업(8.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기업들은 금리 인하에 대해선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올해 금리 인하가 '1회 있을 것'으로 본 기업은 47%였으며, '없을 것'이라고 본 기업도 40%에 달했다. '두 번 이상 인하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2.8%에 그쳤다. 고환율, 고물가 상황,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논의 동향 등으로 인해 기업들이 올해 적극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관측한 것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기업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32.5%)를 가장 많이 꼽았다. '현재 경기 상황'(26.3%), '물가 상승률'(26.3%)이 뒤를 이었다. 응답 기업 2곳 중 1곳은 금리 인하 시 경영 및 자금 운용 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취할 조치를 조사한 결과 '부채상환 등 재무구조 건전화'(65%)가 가장 많았고, '설비투자 확대'(22.5%)가 뒤를 이었다.
금리인하가 경제활력 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 필요한 정책으로는 '기업 투자 활성화 유인책'(37.3%), '내수 소비 진작 지원'(34.3%), '기업 부담 규제 철폐'(19.2%) 등이 꼽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기업의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낮아질 경우 재무 상황 개선과 함께 투자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낮은 금리가 기업 투자의 충분조건은 아닌 만큼 첨단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 등과 같은 정책을 병행해 기업이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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